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국내 증시의 반도체 관련주의 랠리 열기가 뜨겁다. 9일 아시아 현물시장 메모리반도체 가격 인상을 호재로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며칠간의 횡보세를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고 하이닉스반도체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거래소의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디아이를 비롯 코스닥의 유니셈, 동진쎄미켐,원익, 실리콘테크, 케이씨텍도 상한가를 치는 등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재료업체들이 폭등했다. 지난해 말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장기적으로 관련 업종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유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주가상승은 공급 측면의 D램가격만 반영된 반면 수요 측면은 배제돼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4분기 이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화끈한 상승랠리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초 상한가를 기록한 후 지난 2일 올해증시 첫 개장일 10.39% 도약하면서 30만원대에 올라서 며칠간 횡보한후 이날 오후들어 강보합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함께 3차례 D램 고정거래가 인상에 성공한 하이닉스는 지난해 성탄절 전날을 기점으로 상승 곡선을 가파르게 그리면서 연말 연초 2번의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 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아남반도체도 12월부터 4번의 상한가를 치면서 이날 10%대의 상승곡선을 그리는등 새해 들어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굿모닝증권 박정준 수석연구원은 "위탁생산업체인 아남반도체는 대만의 유사업체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면서 "가동률이 최근 40%대로 높아진데다 경기회복에 따른 위탁생산 확대 기대감이 주가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들은 반도체 가격 경기 회복에 편승, 지난해 말에 이어 이날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디아이와 테스텍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미래산업도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크린룸 내장제를 생산하는 신성이엔지도 반도체 설비 투자 기대감 확산으로 지난 8일에 이어 연이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재무구조가 튼튼한 케이씨텍도 상한가를 치며 4일 연속 올랐고 테크노세미켐은지난해 12월 26일 이후 상승세를 지속, 이날도 7% 이상 올랐다. 아남반도체를 고정거래처로 하는 리드프레임 생산업체인 아큐텍반도체와 반도체마킹장비 생산업체인 동양반도체장비도 각 10% 이상 뛰었다. ◆언제까지으┗? 반도체 업종은 지난해 11∼12월 경기회복 및 D램업계 구조조정의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D램 가격이 인상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이 빠르게 호전될것이라는 예상을 업고 급등해 왔다. 그러나 수요가 늘지않아 1.4분기 이후 D램가가 하락하면 대표적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장비.재료업체들도 여파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정준 수석연구원은 "지난 7월까지 무려 14개월간 하락했던 D램가가 공급측면의 요인을 반영해 올랐지만 2.4분기 들어 가격에 변동이 생기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조정을 받게되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악재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책임연구원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합병해 D램의 생산량이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다수의 예상이 합병 절차 지연 또는 차질로 기대를 충족하지못할 경우 D램가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예측했다. 그는 반도체 장비.재료업종의 주가는 펀더멘털에 비해 이미 과도하게 오른만큼최근 상승세는 수급에 따른 현상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도 "반도체 장비.재료업체의 주가는 D램업계 구조조정이 채 가시화되기도 전에 막연한 기대감만 부풀려져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