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예상된 조정''을 맞아 차분하게 움직이고 있다. 종합지수는 740선에서 지지선을 구축한 뒤 반등을 모색하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보합권을 들락이고 있다. 8일 증시는 연초 랠리를 이끈 매수주체와 주도주가 자리를 내주면서 9일만에 내림세를 경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반도체, 금융주는 차익 매물에 밀렸다. 종합지수가 750선을 넘어서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권에 진입, 이격도나 투자심리도가 과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는 데다 뉴욕증시가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하면서 매도세를 불렀다. 또 옵션만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데 따른 부담감도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증시는 그러나 꾸준히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1월 랠리를 이끌어 낸 반도체 재료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현물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주 대형 PC업체에 대한 고정거래가를 인상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다. 수급상으로는 10조원이 넘는 고객예탁금 등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고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4분 현재 전날보다 4.40포인트, 0.59% 낮은 747.08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76.21로 0.12포인트, 0.16% 상승했다.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1.00포인트, 1.05% 한 93.90에 거래됐다. 시장관계자들은 자연스러운 조정과 양호한 낙폭을 유지하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비축 과정을 거쳐 추가 상승을 도모할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다만 경기회복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어서 급등락하기 보다는 750선을 축으로 기간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옵션 만기가 물량 자체보다는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이같은 조정국면은 만기를 기점으로 방향성을 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은행, 증권 등 금융주로 범위를 좁혀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하면서 지수선물와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너무 급하게 오른 시점에서 경기회복 정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연말, 연초 랠리의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개선된 투자심리 등을 고려하면 조정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경기 기대감이 반영됐고 회복형태가 불투명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틈새종목 발굴에 주력하고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량주 매수 시점으로 잡는 것도 무방하다"고 조언했다. 한화증권 박시진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한 만큼 반도체, 금융주가 더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PC관련주가 급등한 것처럼 지수보다는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