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여드레째 상승하며 750선을 돌파, 연초 랠리의 지속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1월중 산업활동 동향 발표 이후 경기 바닥론이 형성되고 있는 데다 전경련의 기업체감경기나 자금사정BSI 등이 모두 매출증가 예상을 바탕으로 상승,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현물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해외에서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서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선순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역시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28메가(16×8)SD램 PC133가 2.90∼3.50달러, 평균 3.15달러에 거래, 전날보다 7%나 급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정을 보이던 주가를 상승시키는 계기가 됐다. ◆ 종합지수 8일째 상승, 외국인 반도체 연동 매수 = 7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3.76포인트, 0.50% 오른 751.48로 마감, 지난해 12월 24일 이래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장중 735선까지 하락하며 조정을 보이기도 했으나 반도체 가격 급등 소식을 타고 장중 757.81까지 상승,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반도체 가격 상승 소식으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가도 상승폭을 넓히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선물 3월물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전날보다 0.70포인트, 0.74% 오른 94.90으로 마감, 여드레 연속 오름세를 지켰다. 업종별로는 엿새만에 개인이 순매수 전환하며 은행주와 증권주 4% 이상 급등했고, 철강금속과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등도 상승폭이 컸다. 통신주와 전기가스, 전기전자 등은 조정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가 오전에 비해 낙폭을 대폭 줄였으나 약보합으로 마쳤고,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기아차 등이 하락했다. 은행주의 경우 대구, 제주, 전북 등 지방은행주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조흥, 외환, 부산 등 저가은행주가 10% 이상 급등했다. 증권은 SK증권우, 동원증권우, 한화증권우 등 우선주가 상한가에 들어선 것을 비롯해 업종지수가 4%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별로 외국인이 1,540억원으로 나흘째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개인은 693억원을 순매수 엿새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 우위 속에서 2,086억원을 순매도, 엿새만에 매도우위로 전환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아르헨티아의 국가 파산 선언이나 평가절하 소식에도 불구하고 달러/엔이 130엔, 달러/원은 1,300원대 초반에서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투신사 MMF계정에 자금이 다시 환류되면서 수급여건이 개선, 금리 변동은 크지 않았다. ◆ 연초 상승 흐름은 지속, 반도체·은행주 관심 = 시장에서는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이 서서히 느껴진다고 보면서도 연초 랠리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단기 상승이 부담스러우나 추세 반전보다는 연초 상승 흐름이 양호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종목별로 상승에서 시작해 대부분 업종이 올랐다는 점에서 우량종목 중 덜 오르거나 못 올랐던 후발종목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수급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경기민감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유입되고 개인의 조정시 매수관점도 유효한 상황이다. 실적호전과 합병 바람 등으로 은행주가 급등하고 증권주가 박자를 맞추는 등 금융주가 다시 시장에 부각되고 있다. 은행주의 경우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등 우량은행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또 자산건전성과 실적호전으로 조흥, 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액면가를 회복하고 지방은행주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신고가를 내며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다. 미국 역시 소비자신뢰지수와 제조업·비제조업 ISM 지수가 개선되고 비농업부문의 고용 감소가 완화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미국 주가가 주요 저항선을 완연히 돌파하지는 못했으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 반도체 등 주도주 조정에 대비 = 그러나 무엇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주도주군이 조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수로 장중 낙폭을 좁히며 약보합 수준으로 마치기는 했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해 긍정적이나 단기급등한 점이 있어 경계감이 있다"며 "D램 가격의 모멘텀이 얼마나 진행될 수 있느냐를 지켜보면서 성급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주 말 약보합을 보인 뒤 이날 현물가격 상승 재료가 어떻게 반영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연말 조정 이래 저점을 높이고 있으나 600선 근방의 매물대를 아직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뭏?들면서 반도체가격이 이제 고작 2∼3달러로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32만원 수준까지 단기 급등, 지난 2000년도 39만원선과 비교할 때 기대감이 앞선다고 지적한다. PC수요가 확대될 전망도 제한적이어서 추가상승은 부담스럽다고도 한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우량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서 외국계 투자자간 자전거래에 나서고 유통물량이 크게 줄어 매매차원에서 보면 추가상승도 가능하다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 한국전력, 현대차, 기아차 등 대형주군 역시 숨고르기 국면에 접근하는 양상이다. 기존 추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고점 부근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 기관 매수여력 의심, 옵션 만기일 유념해야 = 아울러 점검해야 할 부분은 기관의 매수 여력이다. 연초 일부분에서 기관 장세를 예상했으나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 이외의 매수여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선물 시장을 따라 유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주 목요일 1월물 옵션 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가 조정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외국인 선물 매매가 단기 변동폭이 커지고 기관의 프로그램 연계 매매가 커졌다는 점에서 주가 조정 국면과 맞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연초부터 다시 가동한 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수급상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외국인 의존도가 좀더 커지며 주식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는 셈이다. 대투증권의 한정희 분석역은 "반도체 현물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세가 강력히 유입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반도체 가격 동향이 단기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