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2001년 마지막 거래일까지 요동을 치다 10원 가까이 급락하며 마쳤다. 엔/원 환율이 장중 100엔당 1,000원이 붕괴됐다가 정부의 구두개입에 의해 간신히 1,000원선을 지켰다. 31일 2001년 마지막 거래일을 맞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9.50원 내린 1,313.50원에 마감, 이틀째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연말 기록한 1,264.50원보다 49원이 상승, 올 한 해 동안 3.9%가 올랐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연말과 월말을 맞은 업체들의 네고물량에 의한 공급우위의 장세가 펼쳐지며 일방적인 하락 흐름을 이었다. 장중 한때 1,310원이 깨지며 1,308.7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대체로 1,310원대에서 등락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과 '정리'의 과정을 겪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급등세에 영향을 미쳤던 달러/엔은 도쿄시장 휴장으로 정체된 흐름을 보여 변수로서 작용하지는 않았다. 엔/원 환율은 오후 4시 46분 현재 1,000.15원을 나타내고 있다. ◆ 공급우위와 달러/엔 상승 충돌, 연초 변동성 장세 = 외환시장은 연말 종가 산정을 위한 마지막 거래에서도 변동성이 확대, 연초 급등락에 대한 불안심리는 여전히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이 이날 안정된 흐름을 보이긴 했으나 연초 시장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 공급된 물량이 많아 급등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도쿄장이 쉬어 달러/엔이 안정됐고 공급우위에 의한 수급장세가 펼쳐졌다"며 "원-엔 10대1 비율이 깨지니까 당국의 개입과 국책은행 매수세가 유입되며 1,310원대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초에는 일단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이 많아 급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1,310원대에서 흐름이 유력하며 달러/엔 환율이 급등해야 1,320원대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쉽게 빠질 것 같지 않고 변동성이 계속 큰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엔/원도 일시적으로 950원까지 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KT 외자유치자금 등 물량이 있어 1,302∼1,303원에 걸친 갭을 메꾸는 시도가 있을 듯하다"며 "그러나 연초 결제수요도 있어 거래범위를 1,305∼1,330원으로 넓게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공급 우위 '뚜렷' = 개장초부터 꾸준하게 업체 물량이 출회되면서 환율은 자연스레 하락세에 몸을 맡겼다. 업체들의 실수급에 의해 장은 움직였으며 결제수요는 소폭 유입됐다. 역외에서도 엔/원 급락에 따른 손절매도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날 "지나친 환율 하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고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가담, 환율 급락을 진정시켰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모처럼 조정세를 맞으며 131.07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도쿄가 휴장인 가운데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131.50엔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흘러내려 대체로 131.20∼121.30엔을 거닐었으며 오후 4시 46분 현재 131.28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장중 100엔당 996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하는 등 꾸준히 하락했으며 오후 4시 46분 현재 1,000.15원을 나타내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1원 낮은 1,322원에 한 해의 마지막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차츰 낙폭을 확대하며 10시 13분경 1,315.90원까지 흘렀다. 그러나 결제수요가 유입되며 소폭 반등, 1,317원까지 오르기도 한 환율은 대체로 1,316원선에서 맴돌다가 11시 18분경 1,315.80원으로 저점을 내렸다. 이후 1,316원선 초반에서 주로 거래되던 환율은 오전장 마감을 앞두고 물량이 추가로 출회돼 1,315원까지 내리면서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314.50원에 올해 마지막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직후부터 물량 출회가 적극 이뤄지면서 1시 38분경 1,313원으로 미끄러졌다. 대체로 1,313원선에서 조심스레 거래되던 환율은 추가 물량 공급과 함께 저점 경신에 나서 2시 55분경 이날 저점인 1,308.70원까지 급강하했다. 이후 환율은 급락에 따른 정부의 구두개입과 국책은행의 매수세로 1,315원까지 반등하기도 하는 등 유동성이 적은 시장에서 등락을 크게 한 뒤 대체로 1,311원을 축으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가 일어나면서 1,314.5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22원, 저점은 1,308.70원이었다. 장중 13.3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4,9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4억1,4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900만달러, 2억9,630만달러가 거래됐다. 내년 1월 2일 기준환율은 1,314.60원으?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