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의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다소 보수적이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은 2002년 한국 증시가 미국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의 랠리를 이어가며 종합주가지수 고점이 800대를 넘볼 것으로 전망했다. 900∼1,000포인트의 고점을 내다보는 국내 증권사들보다는 조금 낮게 잡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은 "한국 경제는 이미 올 3·4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며 "내년 1·4분기 말께 종합주가지수가 800포인트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ING베어링도 "양호한 기업 수익과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는 한국 증시의 체력은 단기적인 조정 압력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며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840선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은 "한국 시장은 단순한 유동성에 의한 랠리가 아니라 펀더멘털과 우호적인 수급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탄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대부분이 경기 관련주를 추천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은 강력한 소비 회복에 힘입은 것이며 내년에는 수출이 회복돼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TFT-LCD 철강 화학 제지 등 경기 관련 소비재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소비 관련주나 통신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고 경기 관련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유했다. JP모건증권은 이례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 증권사는 "세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2002년 하반기 이후 한국 증시가 랠리를 펼칠 것"이라며 "방어적인 부문(SK텔레콤)과 경기 관련주(삼성전자) 중 어느 한 쪽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양자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