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장변수로 달러/엔과 달러/원의 상승, 매수주체 부재, 배당락 이후 단기 수급 악화 가능성 등이 주목되고 있다. 시장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달러/엔이 130대를 돌파하고 달러/원도 1,320원대를 오가면서 매수강도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특히 선물저평가가 극도로 심화된 상태에서 배당유효일이 지남에 따라 향후 단기적으로 매수차익잔고 청산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예견된다. 26일 증시는 배당투자 관련 매수세에 더해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전략적 제휴 기대감이 일면서 1,000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가 주도했다. ◆ 하이닉스 등 반도체, 은행주 관심 =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월요일보다 7.38포인트, 1.14% 오른 653.87로 마감, 지난 24일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지수는 68.54로 0.11포인트, 0.16% 상승했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79.90으로 0.50포인트, 0.63% 올랐다. 코스닥선물 3월물은 거래없이 지난 24일 마감한 94.95를 나타냈다. 하이닉스는 2억3,500만주로 거래량 1위에 다시 올랐고 반도체 관련주들의 거래활기로 거래소 거래량이 이틀간 3억주대에서 5억5,600만주로 다시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2조원대를 회복했다. 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300원, 14.85% 오르며 2,320원으로 상한가에 등극했고 반도체 구조조정에 따른 경쟁력 우위 기대로 삼성전자도 25만8,000원으로 2.18% 상승한 가운데 아남반도체도 상한가에 올랐다. 특히 반도체 장비와 재료 업종으로도 개인 매수세가 유입,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디아이 등이 상한가에 오르고, 주성엔지니어링, 프로텍, 아큐텍반도체, 유일반도체, 에프에스티, 아토 등도 상승세에 합류했다. 이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중 마이크론측에서 방한해 MOU를 체결할 것"이라며 "양측간 협상이 깨질 우려는 거의 없으며, 설사 협상이 깨지더라도 하이닉스가 독자생존이 어렵지는 않다"고 말해 하이닉스를 시장의 중심에 세웠다. 또 은행주도 하이닉스의 주거래은행이 외환은행이 5% 이상 급등하고, 실적 호전 기대감과 합병설이 돌면서 신한지주, 하나은행이 5% 이상, 한미은행이 3% 이상 올랐다. 여타 부산, 대구, 전북은행도 3∼5%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은행간 합병이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합병을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깊숙이 진전되고 있는 곳이 있다"며 합병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이근영 위원장은 "지난 9월말 현재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4조5,000억원 쌓았고 당기순이익은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며 "당기순이익은 더 늘지 모르겠으나 대손충당금만큼은 확실하게 쌓아 부실채권 비율이 5%대로 선진국 수준에 맞춰 부실우려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거래소에서 1,079억원, 코스닥에서 161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외국인도 호응하며 거래소에서 24억원, 코스닥에서는 85억원을 샀들였다. 반면 기관은 선물저평가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등으로 거래소에서 1,092억원, 코스닥에서 100억원을 순매도했다. ◆ 배당락 이후 단기 조정 가능성 = 시장관계자들은 연말의 주요 시장변수로 달러/엔과 달러/원의 상승, 매수주체의 부재, 배당락 이후 단기 수급 악화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지수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달러/엔의 경우 130엔을 돌파, 3년 2개월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선언이 영향력은 적으나 일본 경제의 취약성과 내년 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달러/엔의 140엔대 접근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주변국에서 일본정부에 엔화약세 용인설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면서 견제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달러/엔은 이미 130엔을 돌파해 안착하는 분위기이고 일본의 경제산업성 등 관료들이 140엔을 운운하는 등 추가 약세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날 비록 달러/엔이 130엔대에서 차익매물이 흘러나오긴 했으나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데 따른 기술적 조정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엔화동향은 내년도 한국 경제와 기업경영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연말 폐장분위기로 들어간 가운데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수급불균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당익을 노린 매수차익거래자들이 26일로 종료된 배당락 이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말에 접어들면서 선물가격이 방향성을 잃고 단기 투기와 함께 선물저평가가 심화되고 있어 매수차익잔고의 출회 가능성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날도 현선물간 가격차이인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5를 넘자 매수차익거래는 없는 반면 매도차익거래가 600억원 가량 나왔다. 물론 저가매수세로 매도-매수 비차익거래가 증가하긴 했으나 배당락 이후의 수급불안감이 농후하다. 지난 24일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4,800억원이다. 배당이 종료됐고 이날자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8을 넘고 있어 무위험 차익을 거두려는 차익거래자들의 욕구가 커진 상태다. 연말 들어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 매물을 개인들이 받아낼 것인지 주목된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8을 넘는 등 선물저평가가 심하다"며 "배당일이 종료됐고 이전 매수차익거래가 마이너스 0.5 수준에서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지수관련주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 출회에 따른 단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