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안복현 대표)은 '갤럭시' '로가디스' 등으로 유명한 섬유·의류 업체다. 최근 경기회복이 더뎌질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주식시장의 관심이 경기민감주에서 내수우량주로 옮아가면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성장성이 처지는 업종이라는 이유로 주가 상승탄력이 약했다. 그렇지만 회사 성격은 화학·전기전자소재 업체 쪽이 강하다. 섬유산업 불황타개책으로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변신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배경은 IT(정보기술)경기다. IT경기 침체로 매출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아 주가도 약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부문은 경기회복때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제품은 컴퓨터 케이스 등에 쓰이는 ABS,냉장고 등 가전제품 케이스 재료인 PS,아파트 싱크대에 쓰이는 인조대리석 등이다. 이들은 올해 불황 속에서도 선전,올해 경상이익 기여율이 8.7%로 추정되고 있다. 내년에는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11.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직물 부문은 캐시카우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지향 마케팅,인센티브제 적극 시행,사업구조조정등으로 시장내 우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다. 내년중 경기가 살아나 신사복이나 고급직물 판매가 늘어나면 성과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제일모직이 올해 1조7천4백억원 매출에 6백37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 매출은 1조8천5백20억원,순이익은 9백14억원으로 추정했다. 동부증권 차홍선 선임연구원은 "제일모직은 패션업체가 아닌 화학·전기전자소재 업체"라며 "업종 변신에도 불구하고 IT경기 침체로 제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 LG화학을 비교대상으로 내년 예상 EPS(주당순이익)와 적정 PER(주가수익비율)를 적용하면 향후 1년간 현재 주가 대비 70%이상의 상승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