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이 127대로 급등하고 종합지수가 660선으로 내려앉자 장기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엔화약세가 본격화되고 주가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소 수그러들면서 금리하향세가 좀더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한 5.94%로 마감, 8일만에 6% 이하로 떨어졌다. 5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6.68%로 0.14%포인트 내렸다. 3년만기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3%포인트 하락한 7.09%, BBB-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13%포인트 내린 11.22%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 가격은 크게 올랐다. 12월물은 104.75로 전날보다 0.29포인트 올랐고, 3월물은 103.60으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 장기물 위주의 장세 전망 =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으나 주변 여건이 금리 하락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선물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가의 영향을 받겠지만 매수 우위의 장세가 예상된다"며 "금리는 약보합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예보채 발행 계획이 결정된 게 없어 장기물 위주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채 위주로 안정적 자산 운용을 계획하는 기관으로서는 선조치로 물량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장기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표금리가 5년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엔화 약세 본격화 우려감 = 달러/엔이 127대로 급등하면서 엔/원 환율이 1,006원까지 하락하자 채권시장에는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감이 금리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엔/원 환율은 1,060원 수준에서 움직여왔으나 최근들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의 경기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걱정에다 일본정부의 미국 채권 매입 가능성 등이 대두되며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데 반해 원화는 경기 회복 기대로 강보합권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엔/원 하락은 좀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개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고 달러/엔 상승폭 만큼 달러/원이 급격하게 오를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14일 "수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국 화폐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 역할은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정기간 동안 환율은 시장의 중심 테마가 될 것"이라며 "엔약세로 달러/원 환율도 오르겠지만 단기적으로 수출 감소 우려가 금리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말 효과, 보합권 가능성 = 그러나 연말 결산을 준비하고 있는 기관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엔화 문제가 더욱 커지지 않는 한 보합권 내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유동성을 확보한 기관들이 마냥 현금을 들고 있을 수만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연말 결산 시기를 고려할 때 내년 초가 돼야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국내 채권시장에 큰 영향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지난 10월보다 감소폭이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8일 주택착공, 19일 무역수지와 컨퍼런스보드 경기 선행지수, 21일 개인소득과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도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