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통신주 등 대형주 급락으로 67대로 밀렸다. 그간 시장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8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하자 상승 동력을 상실한 지수관련주가 맥없이 무너졌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악화, 이라크 확전 위기감, 연기금 주식투자 백지화, 일본 시장 급락 등 악재가 불거지며 급등에 따른 조정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심리적 지지선이던 70선 붕괴에 이어 지수 20일 선인 68선 마저 지키지 못해 시장 충격이 상당했다. 일단 지수 200일선이 위치한 66선에 대한 지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래가 부진해 거래량이 14일만에 4억주를 밑돌았다. 3억8,408만주와 1조6,086억원이 손을 바꿨다. 28일 코스닥지수는 엿새만에 하락하며 67.99에 마감, 전날보다 4.29포인트, 5.94% 내렸다. 거래일 기준으로 13일만에 67선대로 밀렸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9월 미국 테러사태 이후 기록한 7.16포인트 이후 최대였다. 코스닥선물 12월물은 7.35포인트 내린 86.55에 마쳤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추세반전을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수하락폭이 커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가격조정 마무리를 확인하면서 60대 중반이 지켜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업종이 내렸고 통신서비스주는 8%로 낙폭이 가장 컸다. 하락종목이 595개로 상승 77개이 7배를 훌쩍 넘었다. KTF가 7.8% 내렸고 국민카드, 강원랜드, 기업은행, LG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5개가 6~7% 급락했다. 하나로통신은 하한가로 추락했고 휴맥스, 다음, LG홈쇼핑, 아시아나항공 등의 낙폭도 6~9%에 달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9억원과 86억원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주도했고 개인은 128억원 순매수했으나 지수하락을 막기엔 힘이 부쳤다. 중앙석유, 흥구석유, 해동실리콘, 테크메이트 등 이른바 전쟁수혜주가 다시 부각되며 동반 상한가에 올랐다. 인터파크와 지나월드는 해리포터 관련, 쇼핑몰 호조와 캐릭터 완구 독점 판매권 협상 소식에 가격제한폭 만큼 상승했다. 이코인, 어플라이드, 에이디칩스 등이 동반 상한가를 이어가는 등 11월 신규등록주 강세도 눈에 띄었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많은 악재가 거론됐지만 조정없이 많이 올랐다는 게 급락의 가장 큰 이유"라며 "충격이 워낙 큰 만큼 빠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어 시간을 두고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동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락시점을 저울질하던 투자주체들이 앞다퉈 차익매물을 내놓았다"며 "다시 집중 매물대로 떨어져 상승을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나스닥지수가 저항선인 1,960선까지 올라갔다가 되밀려 일단 저항선 돌파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해외 시장에서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