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선 설정을 무색케하던 상승행진이 급반전과 함께 일단락됐다. 내년 경기회복 기대감이 미국 소비심리 위축으로 타격을 받은 데다 연기금 주식투자 전면허용 백지화, 이라크로 확전 우려 등 악재가 장을 지배했다. 가장 큰 급락 요인은 디딤돌 없이 치솟은 주가수준으로 분석된다. 증시가 기대감에 의존해 과열된 끝에 추락한 것. 이로써 파죽지세로 치오르며 연중최고치를 674선까지 높였던 상승행진은 막을 내렸다. 28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8.08포인트, 5.68% 내린 632.02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미국 테러 직후인 9월 12일 이후 최대다. 코스닥지수는 67.99로, 전날보다 4.29포인트, 5.94% 내렸다. 종합지수는 10포인트 이내의 약세로 이날 거래를 시작했지만, 마치 늪에 빠진 듯 차츰 잠겨들어갔다. 680선을 쉽게 뛰어넘지 못함에 따라 단기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커지고 외국인까지 매도로 돌아서자 고가매도 세력이 갑자기 증가했다. 지수 선물도 급락했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12월물은 5.45포인트 하락한 78.70으로, 코스닥50 지수선물 12월물은 7.35포인트 내린 86.55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우위였지만 지수 급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매도는 차익거래 302억1,900만원을 포함해 1,293억800만원에 그친 반면 매수는 차익거래 1,393억4,500만원을 합쳐 2,852억2,500만원에 이르렀다. 증시 상승 과정에서 블루칩의 상승이 돋보였던 만큼 이날 하락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포항제철은 8.29% 하락했으며 국민은행은 6.57%, 삼성전자는 5.19% 빠졌다. 이날 거래소 대형주지수는 5.83% 하락해 지수 하락률을 앞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통신서비스주의 하락이 컸다. 하나로통신은 하한가를 쳤으며 KTF, LG텔레콤은 7% 이상 내렸다. 코스닥의 통신서비스업종 지수는 8.08%나 급락했다. 강원랜드, 국민카드도 6~8% 내렸다. 거래소, 코스닥 할 것 없이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거래소에서는 철강, 건설, 운수 증권업종하락이 그중에도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닷새만에 매도세로 돌변했다. 거래소에서는 한때 471억원 순매도하다가 148억원 으로 매도폭을 좁혀 마감했으며 코스닥에서는 38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도 1,268계약 매도우위를 보였으며 풋옵션은 9만2,127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거래소에서 사흘만에 매수세를 보였다. 거래소에서 333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8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기관과 반대로 거래소에서 240억원 매도우위, 코스닥에서 128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다른 아시아지역 증시 역시 하락세였다. 일본의 닛케이 225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6% 내렸으며 대만의 가권지수는 2.90% 하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오후 3시 현재 1.03% 내렸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