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조정을 보이면서 투자주체들간에 치열한 "심리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매수기조로,기관은 매도기조로 확실한 방향을 정한 가운데 개인투자자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7일의 경우 개인투자자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넘나들면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층 치열해지는 심리게임의 전형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심리게임은 유동성장세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보고 있다. 주가가 경제기초여건(펀더멘탈)이나 기업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돈의 힘과 투자주체간의 힘겨루기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심리게임은 수익률을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외국인의 매수와 기관의 매도세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유동성장세의 칼날의 타는 개인투자자의 심리게임에 의해 주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해지는 심리게임=27일 개인투자자는 '외줄타기 곡예'를 벌였다. 이날 장이 시작하자마자 외국인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순매수를 보여 매수행진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관은 일찌감치 두 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서 외국인과 맞설 것임을 예고했다. 이 와중에서 몸이 후끈 달아오른 것은 개인.전날 미국증시의 상승세에 고무된 개인들은 장초반 증권 건설주를 중심으로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에 들어갔다. 그러나 웬걸.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떨어지면서 지수가 밀리자 이번엔 코스닥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개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장초반 3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오전 10시엔 1백94억원의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그러나 상황이 또 변했다. 모처럼 개인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상승하던 코스닥지수가 하향세로 돌아서자 다시 거래소시장의 대중주로 관심을 돌렸다. 결국 거래소시장에서 55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막판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을 줄인 주역으로 등장했다. ◇유동성장세와 심리게임=전문가들은 유동성장세의 주역은 다름아닌 개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매비중이 높은 개인의 태도가 결국은 주가를 좌우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과거의 유동성장세는 대체로 '주가급락→특정주체(외국인)의 주식매수→주가상승반전→경제지표 하락중단→일부 상승론 제기→전고점돌파→개인투자자 신규자금 유입→거래대금 폭증과 매기확산→특정주체(외국인) 분할매도 시작→조정후 등락반복하며 하락'이라는 흐름을 보여왔다. 현재의 국면은 거래대금 폭증과 매기확산의 단계까지 전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의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은 고객예탁금이 9조5천7백94억원으로 연중최고치를 경신한 것에서 나타난다. 문제는 그 후의 양상이다. 만일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하거나 확실한 경기호전 지표가 발표될 경우 유동성장세는 실적장세로 진입할수 있다. 그렇지 않고 외국인이 기관과 개인들의 시장참여를 계기로 매물을 쏟아낼 경우 유동성장세는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체크포인트=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주목할 체크포인트로 크게 5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은 예탁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 여부다. 예탁금의 증가세가 멈칫하면 시장에너지가 떨어진다는걸 방증한다. 거래대금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보통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예탁금의 70%를 넘으면 추격매수에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매기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는지 여부,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는지 여부,외국의 선물매매에 특이동향이 없는지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