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유동성 장세가 활짝 펼쳐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적극적인 '사자'에 힘입어 630선을 훌쩍 뛰어 넘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두 차례 돌파시도가 무산됐던 철의 매물벽인 630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도 급격히 호전되는 양상이다. 시장 내 매수기반인 고객예탁금도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지수 700'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3,21,23,35면 23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20.62포인트(3.30%)나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치인 645.18로 마감했다. 이로써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월 말과 5월 말에 이어 세 차례의 시도 끝에 630선을 넘어섰다. 업종 전반에 걸쳐 고르게 올랐지만 증권주는 8.33%나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0.96포인트(1.38%) 오른 70.62로 3개월여 만에 70선에 안착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상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증권전문가들은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22일 하룻동안 2천74억원이나 늘어나 9조5천5백15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공모주청약이 뜸했던 점에 비춰 새로 유입된 돈은 주식 매입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기관도 넉넉한 매수여력을 발판삼아 적극적으로 '사자'에 가담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철의 저항선을 넘어서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630∼700선은 거래없이 하락한 지수대인 데다 현 단계가 유동성 장세의 초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리는 막판 하락세로 돌변하고 환율은 나흘째 내려 1천2백71원 80전에 마감됐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한때 연 5.96%까지 올랐으나 한국은행의 채권 1조원 직접매입 방침이 전해지면서 결국 전날보다 0.07%포인트 내린 연 5.82%를 기록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