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시세를 분출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고점인 630대에 바짝 다가섰다. 기관들도 '사자'를 늘리고 있다. 고객예탁금과 투신상품 가입규모가 증가하는 등 시장체력도 보강되는 양상이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한때 630을 돌파했다가 지난주말보다 15.55포인트(2.55%) 오른 626.43으로 마감됐다. 지난 5월 30일(628.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래량도 지난 주말보다 2억6천여만주 증가한 9억7천3백7만여주로 사상 세번째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 매수세가 되살아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65포인트(0.95%) 오른 69.15로 마감됐다. 주가상승의 배경은 추가악재가 없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특히 선물시장의 콘탱고(선물 고평가 현상)로 2천여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순매수를 발생시키며 오름세를 부추겼다. 시중자금도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 지난 17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9조2천36억원으로 2백41억원 증가했다. 증권사 지점장들은 시장참여 시기를 저울질하는 소위 '큰손' 고객들도 곧 '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선 채권을 팔아 증시로 옮아가려는 수요가 채권 공급을 늘려 금리를 소폭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날 금융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이후 주식투자액을 계속 줄여온 은행권이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주식투자 잔액을 1백억∼2백억원씩 늘리고 있다.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온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증시를 밝게 볼 수 있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식투자 금액을 1백28억원 늘려 이날 현재 총 6백13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은행은 내부적으로 설정된 9백억원의 주식투자 한도 안에서 종합주가지수 상승분 만큼씩 추가로 주식 매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은행도 지난 9월 중순 주식투자 한도를 2백억원으로 늘렸고 앞으로 1백억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은행 조국준 자금운영실장은 "현재 1백52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1백억원 정도를 더 투자할 계획"이라며 "수익성 다변화 측면에서 채권투자는 줄이고 주식투자를 소폭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기호.차병석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