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대하는 큰 장은 종합주가지수가 630선을 돌파한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 현역 증권사 애널리스트 가운데 맏형격인 김경신 리젠트증권 상무(50)는 최근 외국인이 이끄는 강세장에 대해 "기술적 분석상 현 지수대는 박스권내에서 바닥을 차고 오르는 상승장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상무는 증권가에서 "차트분석(기술적 분석)의 마술사"로 불린다. 시장전망에 대한 질문에 경기지표나 수급에 대한 설명에 앞서 여러장의 "차트"부터 꺼집어내 보였다. 그는 "단기적으로 600선까지 상승이 가능하지만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 랠리에서 고지탈환에 실패한 630선 돌파에 성공하느냐를 보고 시장의 큰 흐름을 읽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 "최근 고객예탁금 증가를 놓고 유동성장세의 징후로 확대 해석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시장으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말 이후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도 3천억원에 그치고 있다. 시장밖에 대기중인 뭉칫돈이 들어와 고객예탁금이 적어도 9조원을 넘어서야 유동성장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유동성장세는 1차 저항선인 580선을 넘어 600고지 탈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승장은 수급논리에 따른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잣대는 무엇인가. "차트분석을 중요시하고 있다. 차트는 단순히 과거의 주가움직임이 남긴 발자국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많은 시장참가자들이 당시의 경기지표나 전망에 따라 실제로 나타낸 행동이나 심리가 담겨 있다. 여기서 미래의 움직임까지 읽을 수 있다. 물론 1백%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이를 바탕으로 그때 그때의 수급상황이나 경기지표,외국인의 움직임을 가미한다" ―기술적 분석으로 볼때 현재 시장은 어떤 위치에 있나. "지난해 9월이후 박스권(460~6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수준이다. 9·11 테러사태 이후 460을 찍고 박스상단인 630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집중매물대인 580선과 600선등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만만찮다" ―왜 630선인가. "정확히 말하면 1년 넘게 갇혀있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도 경기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은 암울한 경제지표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시장은 생기로 넘친다. 하지만 유동성 장세는 한계가 있다. 기술적 분석으론 630은 단순한 숫자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경기와 연관시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열쇠(경기회복에 대한 확신)가 있어야 자물쇠(630선 돌파)를 열 수 있는 이치와 같다" ―경기회복 시기를 언제쯤으로 보나. "내년 2·4분기께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르면 올해말부터 600선을 넘어 630선 돌파시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를 어떻게 봐야하나. "여러가지 해석이 많다. 최근엔 외국인이 주가를 한껏 띄워 파생상품시장에서 한몫 챙기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가능성을 보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외국인의 매수행태를 보더라도 한번 사들이기 시작하면 2개월 넘게 매수에 나섰다. 금액도 3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단순계산으로 보면 지난 9월말부터 한달 넘게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사들인 금액은 2조원 정도다. 추가 매수여력이 있다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서 살만한 종목을 꼽는다면. "외국인의 매기가 옮겨붙기 시작한 중저가옐로칩이 유망해 보인다. 이들 종목은 9천억~1조1천억원 규모의 중소형 연기금풀과 국민연금이 투입될 경우 상승탄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수타이밍을 뺏긴 기관투자가들도 삼성전자등 차익매물부담이 있는 시장대표주보다는 중저가옐로칩 위주의 매수로 시장참여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시기적으로 배당관련주도 투자할 만하다. LG상사 현대DSF 코오롱 한일건설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하이트맥주우선주 코오롱2우선주등도 눈여겨 볼 만하다" 글=김동민 기자·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