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천억달러를 웃도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과다하다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지적에 관계없이 가급적 보유액을 더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헌 한은 국제국장은 1일 "현재 보유액이 모자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외국인 자금 의존도와 구조조정, 금융시장 불안, 국제금융시장 불안 여지, 남북한 관계 등까지 감안해 당분간 더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말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3억9천만달러 늘어난 1천4억7천4백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내부적으로 대만(1천1백52억달러)이나 홍콩(1천1백34억달러) 수준까지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최근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외채의 비중과 위기재발시 거주자의 외화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적정 보유액(99년기준)이 5백6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적정 보유액은 경제가 안정된 나라의 최소적립액 개념이며 IMF는 각국의 특수성과 외국인 자금의 유출 위험에도 대비토록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MF의 적정보유액 대비 각국의 실제 보유액 규모는 △칠레 2.8배 △폴란드 2.5배 △말레이시아 2.0배 △인도 1.7배 △태국 1.6배 △인도네시아 1.1배 등이다. 한국은 이 기준에 의하면 1.3배이다. 재정경제부도 "세계 12위권의 교역 규모와 높은 대외 의존도 등 우리 경제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보유액을 충분히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