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불가피하겠지만 당분간은 환율변동폭을 확대, 절상압력을 흡수해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는 19일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움직임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수출 둔화와 홍콩에 미칠 금융충격 등을 고려해 직접적인 평가절상은 피하고 변동폭 확대를 통해 위안화를 조금씩 절상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센터는 "한국의 대 중국수출 품목이 중간재 위주여서 중국의 수출감소는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우리 기업들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절상압력 가중 =10여개 주요 도시의 암시장에서 최근 위안화는 달러당 8.15∼8.25위안에서 거래돼 정부 고시환율보다 0.05위안 가량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암 시세가 고시환율을 밑돈 것은 중국이 개방개혁 정책을 편 78년이래 처음이다. 고시환율도 아시아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97년 6월말 달러당 8.2928위안에서 이달 16일 현재 8.2766위안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연평균 7∼8%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해온 중국경제는 미 테러 여파에도 올해 7%이상 성장이 무난한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외환보유액은 작년말보다 9.2%(1백53억달러) 늘어난 1천8백8억달러에 이른다. 외국인투자는 1∼9월중 전년동기대비 20.6% 증가한 3백22억달러여서 절상압력을 키우고 있다. ◇ 전망 =모건스탠리 ING베어링 ABN암로 등 투자은행들은 중국이 쏟아지는 달러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평가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올 연말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후 환율변동폭 확대라는 카드를 내밀 공산이 크다. 다만 실물경기 불안, 헷지수단 미비 탓에 현재 1%인 변동폭을 확대해도 5% 이상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금융센터 이동욱 선임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 중국 수출구조를 중간재 위주에서 소비재 완제품 위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