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시장상승의 '엔진'이 계속 달아오를 수 있을 지에 장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11테러'사태 이후 연일 팔자공세를 벌이던 외국인들은 지난 추석연휴 직전부터 매수로 반전되는 기조를 보인데 이어 17일 현재 거래소시장에서는 지난달 28일이후 단 하루만 빼고 끊임없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순매수규모가 7천600억원을 넘어섰다. 한 때 '버린 시장'으로까지 여겨졌던 코스닥시장에서도 연 12일 순매수를 기록하며 순매수규모가 1천5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상승반전에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증시전문가들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어느 때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의 이같은 인식의 바탕에는 무엇보다 현재 경기전망으로나 시장의 불확실성에 비춰 외국인 매수세를 '바이코리아'로 볼 만한 장내외의 근거가 대단히 빈약하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신영증권의 양신호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매수세는 기본적으로 세계증시, 특히 미국증시의 테러전 수준회복에 따른 동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그외는 뚜렷한원인을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의 한동욱 연구원도 "뚜렷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다"며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낮췄던 실적전망에 비하면 발표실적이 그나마 더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나 증시의 펀더멘틀즈가 뚜렷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세계증시의 '테러전 수준회복'이라는 현상에 한국증시가 뒤따라는 것 이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테러사태 후 외국인 매매동향에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 양 연구원은 "테러사태 후 외국인들은 경기방어주외에 의외로 KTF, 삼성전기 등 IT주를 상당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종목을 산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따른 선취매라기보다 일부 낙폭과대 IT주들에 대한 매수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흘을 넘긴 외국인들의 매수세 지속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다. 예상치에 비하면 3.4분기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아 매수에 나설 수 있었지만 곧어닝시즌이 끝나고 4.4분기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투자등급,실적전망 하향조정이 이어질 경우 과연 이같은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의 한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현재 시장이나 업종을 불문하고 미래현금흐름과 배당수익률 등 '손에 잡히는 것'이 있는 부문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고 있다"며 "이달 말부터 4분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면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은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