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지금 '폭풍전야'다. 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이뤄진 후 첫 거래일인 8일(현지시간) 다우는 소폭 내리고 나스닥은 소폭 상승하는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날의 장이 전쟁의 파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주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기업들의 3분기 수익 발표를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수익 발표 결과에 따라 주가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이번주는 향후 미국 주가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본격적인 수익 발표는 10일부터 이뤄진다. 야후 펩시콜라 등이 이날 발표하고 11일에는 보험에서 항공기엔진까지 테러관련 자회사가 많은 제너럴일렉트릭(GE),미국 최대 할인매장중 하나인 코스트코,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의 수익이 발표된다. 12일에는 전국에 7백5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슈퍼마켓그룹 GA&P의 발표가 있다. 이들 기업의 수익은 각각 소속 업종의 흐름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폭풍'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수익분석 전문회사인 퍼스트콜톰슨파이낸셜은 9·11 테러사태 이후 S&P500기업들의 3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21.3% 줄어들 것으로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는 테러사태 이전에 예상했던 하락률(14.7%)보다 6.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1991년 2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나쁜 실적이다. 이처럼 예상보다 큰 기업수익의 급락을 보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될 것이고 따라서 주가는 힘을 잃을 것이란 시각이다. 그러나 폭풍의 강도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올 4분기까지는 어렵겠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기업수익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에 주가는 이에 앞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월가에선 4분기 기업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11% 하락하겠지만 내년 1분기는 0.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켈러증권그룹의 애널리스트 기데온 번스타인은 "투자자들은 3분기 기업수익이 나쁠 것을 알고 있고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며 "3~6개월 후에 좋다는 확신 때문에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