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오묘하다. 전쟁이 터졌으나 한쪽에선 불확실성이 걷혔다며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 않는가. 전쟁이 약이 된다는 역설도 흘러 나온다. 오늘 내일하며 가슴을 졸이는 것보다는 눈으로 전황을 살펴보는 게 속이 편하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얼굴 없는 전쟁'이다. 승전보의 기준이 애매할 뿐더러 적도 산재해 있다. 때문에 당장 주식투자자의 파이가 커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봄이 와서 살얼음판이 깨진 것도 아니다. 전쟁이 시야에서 멀어지면 다음에는 경기 침체가 눈 앞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21세기 전쟁은 셈법이 보통 난해한 게 아니다. 당분간은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