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위기타개를 위한 긴급 경제·금융 정책에 따라 지수선물이 보름여만에 60선을 돌파했다. 미국은 올들어 아홉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75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방침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가 급반등하며 테러 이후 시장충격을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조치는 두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 가운데 테러 이후 침체의 가속화를 멈추게 하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천명으로 읽힘으로써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급락 우려감이 크게 완화, 매도 압력이 다소 줄고 갭 메우기 매수세가 좀더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가 전날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며 급등에 성공한 것이 긍정적 대목으로 꼽힌다. 추석 연휴 이후 10월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선물 12월물은 지난 9월 28일보다 2.35포인트, 4.03% 급반등한 60.60으로 마감, 지난 9월 13일 60.00, 11일 66.40 이래 처음으로 60선을 돌파했다. 미국 주가 급등 소식에 60.50으로 갭상승 출발한 뒤에 외국인 매도가 증가하면서 장중 59.85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장막판 매수세가 이어져 고점을 60.70을 높인 가운데 양선으로 마쳤다. 그러나 코스피200지수가 2.70포인트 올라 61.61로 마감, 선물 상승폭이 현물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장중 선물저평가 현상인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며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1.01로 끝났다. 이에 따라 매수차익잔고가 1,000억원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도가 마른 수건 짜듯 출회되며 매수를 앞섰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72억원, 비차익 706억원을 합쳐 878억원을 기록했고, 매수는 비차익 178억원을 위주로 238억원에 그쳤다. 시장은 종합지수가 테러 충격에 따른 대형 갭하락 지점인 500선을 돌파하고 선물지수도 60선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테러 충격이 크게 줄었고 과거 강세장이었던 10월의 첫 장을 급반등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안정, 반등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심리적 충격을 벗어나 시장이 좀더 안정감을 확보하려면 이날 반등이 좀더 연장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지난 8월말 이래 내주었던 20일 이동평균선(MA)이 1차적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일선은 종합지수의 경우 501.98, 선물지수는 61.5 부근에 놓여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도 나스닥이 1,400선까지 떨어졌다가 1,600선에 육박하고 다우지수도 9,000선을 회복했으나 추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테러의 정치경제사회적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상흔이 아물지 않은 상태이고 테러변수가 등장하기 이전의 경제 펀더멘털상 침체 국면으로 빨려들어가는 추세터널이 걷혔다고 보는 시각은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의 김영호 연구위원은 "해외 증시에 대해 비관할 필요는 없으며 단기에 큰 폭의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풀리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미국의 긴급 정책이 소비둔화나 기업실적 등의 약화 추세를 전환시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경기회복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경기침체폭의 완화나 속도조절 수준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시장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 증시가 숏커버로 급반등했고 테러 이후 매물공백이 있어 반등세가 좀더 이어지거나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갭을 완전히 메울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고 국내 선물 백워데이션이 워낙 심화돼 반등으로 연결될 것인지는 좀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금융공학팀의 조철수 연구원은 "선물이 60선을 돌파함으로써 기술적 반등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갭상승 이후 장중 매수세가 강력하지 못해 일단 20일선 돌파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