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등세를 나타내며 10월의 첫 발걸음을 가볍게 내딛었다. 한가위 연휴로 사흘을 쉬고 개장한 4일 증시는 연휴기간중 나온 호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 상승은 간밤 나스닥지수가 6% 가까이 급등하며 직접적인 요인을 제공한 데다 미국의 아홉번째 금리 인하, 최대 75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 등 미국의 적극적인 통화, 재정정책이 뒷받침했다. 여기에 시스코의 긍정적인 이번 분기 실적 전망에 △구매관리자협회(NAPM) 비제조업지수의 예상밖 호조 등 연휴 기간 발표된 양호한 경제지표, △미국의 보복 지연, △해외지수 안정, △국내 금리인하 기대, △진념 부총리의 코스닥 방문 등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이 어우러졌다. 증시가 지난주 미국 테러 쇼크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이후 연휴 사이 해외에서 날아든 재료가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 시장에서는 연휴를 앞두고 다소의 위험을 안더라도 주식을 보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했던 데다 호재가 터지자 투자 심리가 테러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종합지수는 낮 12시 20분 현재 497.01으로 전날보다 17.33포인트, 3.61% 올랐고 주가지수선물 12월물은 1.90포인트, 3.26% 높은 60.15에 거래됐다. 코스닥지수는 3.05포인트, 5.91% 급등한 54.69를 나타냈고 코스닥선물 12월물은 4.35포인트, 6.85% 상승한 67.85를 가리켰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그러나 국내외 호재를 반영한 뒤 각각 500선과 55선에서 강한 저항을 받으며 옆으로 흐르고 있다. 종합지수는 상승 출발 뒤 499.17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내 경계매물에 밀렸고 코스닥지수도 54.96에서 오름폭을 접었다. 올들어 지속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해온 50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급등에 따른 경계, 차익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며 추가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500선을 넘어서고 안착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와 경기부양 등이 효과를 나타내 실질 경제 지표에서 회복 신호가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뉴욕 증시 추세 전환 확인, 국내 금리인하와 추경 예산 집행, 미국의 작전 개시 등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출이 7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고 설비투자 감소폭이 33개월중 최대를 나타내는 등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경제, 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경기 또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시적으로 500선을 넘더라도 미국 테러 이전 지수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운수장비나 통신주가 큰 폭 오름세를 보이며 장을 주도했다. 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는 상승폭이 크지 않은 양상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해외 호재를 한번에 반영하며 500선에 육박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수관련 업종대표주 탄력이 좋아 5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웬만한 카드가 다 나온 시점에서 가격 메리트 외에는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추가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연휴 기간 해외 증시가 예상보다 강하게 튀어올랐으나 기술적 반등 측면이 강하다"며 "기본적인 경제 여건과 500선에서의 경계 매물, 그 위쪽에 매물 부담 등을 감안하면 종목별로 매도 시점을 탐색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임 팀장은 "당초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리 오른 만큼 미국와 아프가니스탄의 전황에 따라 한차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