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참여자들은 대체로 대우자동차 매각협상 타결이 국내 경제와 증시의 걸림돌을 하나 해소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일로 평가했다. 그러나 증시에선 이미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이 알려진 사항이라 시장의 추세를 돌릴 정도의 호재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많았다. 또 인수조건에 대해선 헐값매각 시비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해결점이었다는 평가가 팽팽히 엇갈렸다. 교보증권 임채구 애널리스트는 "9개월만에 타결된 매각협상은 경제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해왔던 부실기업 정리와 구조조정 마무리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이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아직 본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잠복해있던 악재중 하나가 해결될 가닥을 잡은 것은 증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99년 포드와의 양해각서 체결이 포드의 추가부실 핑계로 무산됐듯이 본계약을 체결할때까지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이들은 조언했다. 매각협상 타결은 분명히 좋은 일이나 재료로서 시장에 당장 약효를 미칠 것이냐에 대해선 증시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다만 국내 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 인식 호전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이미 내용이 알려진데다 현재 증시는 미국의 테러보복공격과 이에 따른 소비위축,기업실적 악화 등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탓에 대우차 매각협상 타결이 호재로 작용할 공간이 없다"고 분석했다. 대우차 매각협상이라는 호재보다 미국의 개전이라는 악재가 더 강하며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대우차 매각협상 타결이 갖는 재료로서의 역할은 사실상 없는 것과 같다는 진단이다. 다만 대한투신증권 김동우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인 증시환경의 변화를 언급했다. 또 자동차업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 동원경제연구소 송상훈 수석연구원은 "아시아 주요시장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한 GM이 한국에서는 중소형차에 특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 차종의 국내 경쟁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완성차업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 애널리스트도 "대우차가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국내외 자동차시장 위축과 소형승용차 판매감소로 본격적인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한편 매각조건과 관련해선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의 자산가치가 2조2천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 20억달러를 받기로 한 이번 매각은 헐값매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해결책을 찾은 것이라는 평가가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김 팀장은 "실제로 대우차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거의 없고 부평공장 위탁경영 기간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어 보이지 않는 채권단의 부담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