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의 후원군(軍)이 될까. 미국의 테러보복과 과대한 개인투자자 비중으로 코스닥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의 매매향방은 규모나 비중에 상관없이 시장의 '분위기 메이커'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약세장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데 일조해왔다. 최근들어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매도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코스닥에서는 소폭이지만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일 테러사건 이후 외국인의 누적순매수액이 65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19일에도 외국인은 2백5억원어치를 사고 1백42억원어치를 팔아 6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 50선 회복은 시가총액 비중이 무려 15.83%에 달하는 KTF의 강세에 따른 것으로, 여기에는 외국인의 집중적인 KTF매수가 배경이 됐다. ◇순매수 유지할까=코스닥기업들은 미국의 '테러쇼크'의 여파로 대부분 역사점 저점수준으로까지 밀려나는 가격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의 선호종목들도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부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정윤제 연구원은 "코스닥의 대표적인 우량종목들이 테러직 후 대부분 역사적 저점수준으로 떨어져 가격메리트가 커졌다"며 "돌발변수만 없다면 외국인이 순매수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외국인은 최소 시가총액 1천억원 이상의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편입시킨다"며 "이번 폭락으로 코스닥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된 점이 외국인매수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나=KTF가 집중적인 외국인의 구애를 받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테러사건 이후 지난 18일까지 KTF를 50억원어치 순매수한데 이어 19일에도 대거 사들였다. 국민카드 코리아나 엔씨소프트 휴맥스 등도 외국인의 순매수상위 리스트에 올랐다. 대부분 업종대표주인 데다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기업들이다. 대신 월드텔레콤을 비롯해 하나로통신 시큐어소프트 등을 매도했다. 특히 월드텔레콤은 집중적인 매수로 총 지분의 20% 이상을 확보한 뒤 갑작스럽게 팔아치우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총 지분의 12%에 육박하는 1백20만주를 매도했다. 이밖에 삼영열기 모디아 등을 매도했다.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 매도배경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로통신 인터리츠 코네스 등 재무리스크가 높은 업체들도 순매도종목에 포함됐다. ◇투자전략=업종대표주중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들에 투자포커스를 맞추라는 주문이다. 외국인의 매수자금이 뮤추얼펀드인지,헤지펀드인지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가총액규모가 적은 중소형기업이나 회사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기업들을 집중 순매수할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매수주체가 헤지펀드이고 단기차익실현을 위한 매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드텔레콤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화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산다고 무조건 따라갈 게 아니라 우량 업종대표종목중 재무구조가 양호한 종목들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