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과 대기업의 정면승부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벤처기업이 대기업 주도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레전자는 그동안 대기업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왔던 정보분야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벤처기업이다. 현재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모니터,이동전화단말기,벽걸이TV로 통하는 PDP-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1990년 문을 연 이레전자는 설립초기엔 전자제품 안의 인쇄회로기판(PCB)을 서로 연결해주는 가내수공업 형태의 전선 가공업을 주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1995년부터 이동전화 충전기 생산으로 주력 업종을 전환했다. 이동전화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함께 1998년까지 매년 1백%이상이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등 사세가 급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7월에는 월 2만대 생산규모의 TFT-LCD모니터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모니터 시장에 진출했다. TFT-LCD모니터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9.6%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5%로 높아졌다. 경쟁이 치열한 모니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레전자는 모니터사업에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다. 은행이나 금융권의 고객 창구에 알맞는 높이를 맞출 수 있도록 2단 높이로 조절이 가능한 모니터를 개발,현재까지 이 제품에서만 1만대 이상의 공급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레전자는 전국 2만5천여개에 달하는 PC방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올해 초부터는 80억원의 시설투자비를 들인 이동전화단말기 생산라인을 가동시키고 대기업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물량을 제공하고 있다. 이레전자가 현재 매진하고 있는 분야는 42인치 이상의 대형 PDP-TV다.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연내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문식(39)대표는 "디지털방송의 실시와 함께 향후 PDP-TV의 대중화가 신속히 이뤄질 것"이라며 "모니터 사업에서 확보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토대로 이 분야로의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레전자는 우선적으로 대형 유통할인점의 PB(유통업자상표부착)제품으로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초기 시장진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이레전자는 지난달말 증권업협회에 코스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02)3282-0951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자수성가한 CEO=이레전자의 정문식 대표는 13살때부터 서울 청계천 앰프공장에 취직해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낮에 전자회사에 다니면서 밤에는 공고 전자과를 다녔다. 군복무도 상대적으로 "수입"이 낫다는 말을 듣고 특전사에 입대,5년간 복무했다. 제대후 카오디오 제조업체인 남성전기로 들어갔다. 여기서 전선가공에 대한 기술을 축적했다. 1990년 서울 신림동의 5평 짜리 지하 차고에서 자본금 50만원을 가지고 설립한 자기 사업체가 바로 이레전자다. 신규 사업의 성공여부가 변수=PDP-TV는 아직 대기업 중심의 고급 가전제품이라는 인식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퍼져있어 우선 이들에게 이레전자 제품의 성능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야 하는 것이 과제다. 또 PDP-TV가 홈네트워크 및 양방향 TV 시대로 연결되는 핵심제품이기 때문에 첨단 분야의 고급 개발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회사개요 ] 설립=1990년 1월 업종=TFT-LCD모니터 및 PDP-TV 제조 자본금=34.5억원 매출액(2000)=252억원 순이익=6.2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