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붕괴참사 이후 1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거래가 재개된 뉴욕증시는 기록적인 거래량을 동반한 채 폭락세로 마감됐다. 증시 개장 전 발표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5%포인트 금리인하, 그에이은 유럽중앙은행의 0.5% 금리인하, 영향력이 있는 억만장자 투자자들의 보유주식매도자제 발언, 일부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수 등도 추락장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7.11%(684포인트) 떨어진 8,921을 기록하면서 9,000선이 붕괴됐다. 이날 마감지수는 지난 98년 12월18일 지수 이래 약 3년만에 가장 낮은것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6.82%(116포인트) 밀린 1,580이었으며 이 지수는 98년 10월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5.13%(53포인트)빠진 1,039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낙폭은 퍼센트 기준으로 그간의 하루최대낙폭 기록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87년 10월19일에 22%나 빠졌었으며 나스닥종합지수는같은 날 11% 이상 밀렸었다. 테러사건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묵념, 그에 이은 미국 찬가, 소방대, 경찰 등구조활동에 진력하고 있는 '영웅'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있은 후 재개된 주식거래는 초기에 주요 지수 별로 6% 안팎의 급락세를 보인 후 다소 회복되는 듯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테러 사건 이전에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테러 사건 이후 더욱 어두워 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경제,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정부의군사보복, 또 그로 인한 정치 불안 등에 두려움을 느낀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내던지면서 폭락상황은 가속화됐다. 워런 버핏, 사우디의 알 왈리드 왕자 등 세계적인 억만장자 금융가들이 이날 주식매도를 하지 않겠다는 등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시장지지적 발언을 했음에도 이같은 움직임은 먹혀들지 않았다. 인텔, 제너럴 일렉트릭(GE), 모건 스탠리 딘 위터, 펩시, 솔렉트론, 시스코, 스타벅스, 플리트보스턴 등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나 추락하는 지수를 되돌리는데는역부족이었다. 이번에 피랍돼 테러에 이용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과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회사 AMR는 주가가 오전 중 각각 43%, 39%나 폭락했다. 테러사건 관련 보험금 지급 부담을 안게 된 보험회사 주가는 평균 4.8% 떨어졌다. 호텔, 은행주들도 폭락세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전개로 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방위산업주들은 큰 폭으로 올랐다. 우량주 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월트 디즈니, 휼렛패커드, 제너럴 일렉트릭 등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함께 하향곡선을 그렸다. 기술주는 첨단기술주의 핵심업종인 반도체, 네트워킹, 컴퓨터 관련주를 중심으로 폭락세를 보였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23억7천만주로 사상 최대의 하루거래량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시장은 22억4천만주였다. 한편 이날 4일간의 폐장기를 거친 후 재개장되면서 시장 운영과 관련 특별한 사고는 없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