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정보기술(IT) 기업인 이지씨앤씨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증시에 진출한다. 자금조달은 물론 캐나다 증시상장으로 인지도를 높여 미국 유럽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다중 포석인 셈이다. 캐나다 증시는 나스닥시장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까지 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추진중인 국내 업체들이 잇달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회상장 방식으로 진출=인터넷상의 동영상 데이터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솔루션을 개발한 이지씨앤씨는 현지업체 인수를 통해 캐나다 벤처거래소(CDNX)에 우회 상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DNX 상장사인 노텍(Nortec)에 대한 인수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회사측은 우회상장이 오는 11월께 완료될 것으로 점쳤다. 노텍은 페이퍼 컴퍼니의 일종인 CPC(Capital Pool Company)로 올해초 자본금 40만캐나다달러(3억4천만원)로 설립돼 지난 7월 상장됐다. 캐나다 증시에선 직등록과 CPC 인수가 주요 등록수단으로 사용된다. 이지씨앤씨의 캐나다증시 진출은 다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솔루션은 대형 미디어·인터넷 업체가 주요 수요처다. 마케팅 대상은 북미 유럽 일본 등으로 압축된다. 회사측은 "캐나다증시 상장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매출이 본격화되지 않아 코스닥이나 나스닥 진출이 당장엔 힘들다는 점도 배경이다. ◇CPC 인수 방법=이지씨앤씨는 사업권을 노텍에 넘기는 대가로 노텍의 주식을 받게 된다. 노텍은 이지씨앤씨를 대상으로 1백10만캐나다달러어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지씨앤씨는 지분 80%를 확보하게 된다. 이지씨앤씨는 대신 노텍에 해외 판매권을 넘겨 해외 판매담당 자회사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CDNX는 북미시장 진출 교두보=CDNX 진출은 북미지역을 공략하려는 국내 IT 기업들에 훌륭한 마케팅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증시 컨설팅 업체인 코비컨설팅의 송우상 사장은 "CDNX가 자금조달도 용이하고 주가도 안정된 시장이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은 벤처기업은 외국기업이라도 상장이 쉬운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일단 물꼬가 터지면 이용 업체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사장은 "분할상장 등 다양한 상장 기법이 허용되고 있다"며 "따라서 코스닥기업들이 취득한뒤 처리에 골머리를 썩는 자사주를 따로 떼어 캐나다증시에 상장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