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달러 약세 현상으로 11일1천295.8원이었던 달러 가치가 12일 한때 1천283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루만에 1% 가량(12.8원)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환율 급등락시 시장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달러화는 하루만에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는 3.2%, 유로화에 대해서는 2.3%, 엔화에 대해서는 2.9% 가량 가치가 떨어졌고 원화에 대해서는 1천286.1원으로 0.74% 떨어졌다. ▲일시적 현상인가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테러 사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 테러 사건이 미국인의 심리에는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제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해석했다. BNP 파리바 은행도 이번 테러로 미국이 불황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다우존스뉴스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테러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명간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미국도 그간 긴축 재정에서 기조를 바꿔 재정확대로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화 약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게다가 미국내 최근 일어났던 '강한 달러'에 대한 비판도 사그라져 '달러 약세'를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 못해 미국인들은 이번 테러가 미국내에서 대규모로 잇따라 자행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고 있으며 여론조사결과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에 금융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전쟁 상황으로 간주한 만큼 소비와 투자를 줄여 경기 침체가 지속될 수 있고 테러 자행국가에 대한 '응징'이 국지전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초강대국이고 전쟁이 국지전이라고 해도 교전중인 국가의 화폐는 제값을 받을 수는 없다는게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떻게 될까 외환시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잉 심리가 걷히고 안정이 돼 평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테러 행위를 한 국가나 단체에 대한 응징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경우 경제불안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제 불안 심리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있어 우리나라에서 달러 보유 심리도 생기고 있는 반면 미국 경제 불안 상황이 당분간 계속돼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면서 "현재 뚜렷한 방향이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