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시다발 테러 사태 발생후 열린 12일 코스닥시장은 거의 전종목 하한가 상황으로 시작하며 '패닉' 상황을 드러냈다. 정부가 미국 테러사태 발생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우려, 낮 12시에 주식시장을 개장하기로 한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1시간동안 진행된 동시호가는 일찌감치폭락세 출발을 예고했다. KTF.국민카드.SBS.LG텔레콤.새롬기술 등 시가총액상위종목들을 포함한 거의 모든 종목들에서 매수주문수는 꼼작않는 반면 매도주문은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엄청난차이를 드러냈다. 낮 12시 시세판이 하한가 612개를 포함해 하락종목수 644개, 상한가 2개를 비롯해 상승종목수 6개를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아연실색'했다. 거의 전종목 하한가로 인해 코스닥지수도 11.27%(6.97%) 폭락한 55.09로 주저앉았다. 미국에 대한 사상초유의 동시다발 테러에 대해 미국의 보복에 따른 국지적 전운예고, 경기침체 본격화 전망, 유가상승 전망, 국제금융시장 충격 등 온갖 우울한 전망과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며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증권사 본점 객장을 지키고 있던 투자자들은 넋을 잃은 듯 온통 파란 전광판을표정없이 쳐다볼 뿐이었으며 오히려 객장이 한산하기까지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어이가 없는 듯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대신증권 본점 영업부 직원은 전했다.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이같은 대폭락을 대하기는 거의 1년반만이다. 지난해 4월17일 기술주 거품 붕괴 우려로 촉발된 미국 증시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코스닥시장을 강타했었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11.40%라는 시장개설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영원한 기술주 성장의 환상을 일순간에 깨뜨렸었다. 그러나 당시는 기술주 급등에 대해 '거품'이라는 경고와 '성장성을 반영한 것일뿐 새로운 잣대로 봐야 한다'는 논란이 한동안 진행돼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어느정도 폭락에 대한 두려움이 상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무도 예측못했던 이번 테러사태와는 심리적 충격의 정도가 다르다. 또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주로 기술주들이 직격탄을 맞아 하한가 종목수가 364개에 그쳤으나 미 테러사태는 업종.종목을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해 하한가 종목수가 당시를 훨씬 웃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준억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