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11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 미국 테러 사태는 일단 국내 증시에 커다란 충격을 미치고 또 충격파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매우 불확실하다는 긴급 분석을 내놨다. 따라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현금화 전략을 우선으로 삼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삼성증권은 통상 전쟁 등 쇼크가 시장에 변곡점을 제공해왔는데 이번 미국 테러사건의 경우 단기적으로 충격 흡수를 위한 충분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도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단 시장을 회피하는 것이 정석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어 국내에는 미국 국방관련 및 테러피해 복구 수혜주가 없다며 유전개발과 금관련의 일부 개별종목을 제외하고는 단기 투자대안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은 국내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가 소비심리와 투자위축 등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동.미국 긴장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환율 등의 불안이 불가피하다며 주가가 단기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대우차.현대투신 매각도 인수희망자인 해외파트너가 일단 관망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되면 국내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나 장기화되면 적지않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90년 8월2일 걸프전 발생당시 종합주가지수가 20일간 14.9%나 급락하는 등 주요 사태가 터졌을 경우 국내 증시는 예외없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종합지수가 일시적으로 5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도 이번 테러가 미국의 소비심리를 위축, 미국발 세계경기 침체를 장기화하고 미국의 보복에 따른 세계긴장 고조로 이어질 경우 충격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그러나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은 이번 사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본격적인 침체를 우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경기를 그나마 지탱하고 있던 소비심리가 위축됨으로써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본격적인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굿모닝증권도 미국 경제 회복시기가 올해 연말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급락 등 금융시장 혼란에 따라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산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굿모닝증권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