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모 굿모닝증권 전무(46).그는 작년 7월부터 "매도"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당시 종합주가지수 수준은 850선.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주저없이 "셀 코리아(Sell Korea)"를 주장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4월부터는 말을 바꿨다. 입만 열면 "주식을 사라"고 강권하다시피 한다. 그렇다고 증시가 대세상승기를 앞두고 있다고는 절대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4.4분기 주가는 예상외로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랠리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내수주보다는 경기민감주에 비중을 실을 것을 권하는 이 전무로부터 시장의 일반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작년 여름부터는 줄곧 '매도'를 외치고 다녔다. 그리고 적중했는데. "당시는 세계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도 국내 구조조정은 지연되고 있었다. 부실기업을 수술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올 4월부터 '매수'로 의견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 "국내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비춰보면 종합주가지수가 500이하로 떨어지는 건 비상식적이다. 더욱이 4월부터는 투자자들이 국내외 각종 악재에 내성(Risk Tolerance)을 갖기 시작했다. 세계경기침체와 국내구조조정 지연 등을 감안해도 하락위험은 낮다고 판단했다" -주가는 앞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얘기로 들리는데. "국내 펀더멘털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800수준이 적당하다고 본다. 지금은 너무 하락했다. 반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유동자금은 넘쳐나고 있다. 계기만 주어진다면 증시로 돈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 -그 계기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미국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나온다든가,반도체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 등이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경기의 선행지수와 재고수준을 볼때 이런 신호는 반드시 4·4분기중에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렇게되면 4·4분기 주가는 750선,높게는 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 -내년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는가. "그렇지는 않다. 4·4분기에 나타날 신호가 통계적 착시현상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내년엔 다시 주가가 꺾일 것이다. 솔직히 주가가 'M자(상승후 내년하락)를 그릴지,N자(내년에도 지속상승)를 그릴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다만 4·4분기엔 반등,그것도 예상보다 큰 반등이 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주가가 현재보다 50%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리 주식을 사둬야 한다는 얘기다" -주가가 오르려면 아무래도 외국인의 태도가 중요한데. "물론이다. 우물안 개구리는 자기 우물만 본다. 그 안에서 물이 깨끗하다느니,더럽다느니 판단한다. 이에 비해 여러 우물을 보는 위치에 있는 개구리는 우물의 청탁(淸濁)정도를 상대적으로 비교한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아직까지 한국증시가 가장 깨끗한 우물이다. 한국을 빠져 나가봐야 갈 곳이 없다. 이들이 1~2%만 투자 비중을 늘려도 주가는 크게 움직이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수출주와 경기민감주,대형주다. 내수주는 오를만큼 올랐다. 더욱이 내수관련 지표가 좋지 않다. 반면 경기민감주는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내수주에 대한 경기민감주의 주가수준은 사상 최저에 달하고 있다. 이제 수출비중이 높고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의 비중을 늘려야할 때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LG화학 현대자동차 하나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IT(정보기술)주도 포함되는가. "IT경기의 침체는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IT주보다는 화학 기계 철강 자동차 등 전통주에 무게를 둬야 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엔 어떤 매매태도를 취해야 좋을까. "직접투자를 원하는 사람은 주식을 산뒤 3~6개월을 기다릴줄 알아야 한다. 은행에 예금을 해놓고 1년씩 기다리면서 주식에 투자하면 왜 그렇게 안달인지 모르겠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배당투자유망주나 간접투자도 좋아 보인다.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경기민감주를 산뒤 연말까지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글=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