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나스닥 1,800선 재붕괴 충격으로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휴렛팩커드와 컴팩 합병에 대한 뉴욕증시의 부정적 반응과 전날 오버슈팅에 대한 되돌림 탄성이 5일 하락을 주도했다. 여기에 7월 세계 반도체판매 급감 소식이 더해지면서 주요 기술주에 대한 하락압력이 거셌다. 떨어지는 칼날 아래서도 개인은 하이닉스를 잊지 않았고 건설주와 의약품 등 일부 저가 대중주에 대한 매수손길도 놓지 않았다. 8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는 9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모두 외면당했다.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합병에 대한 뉴욕증시의 반응은 너무도 냉담했다. 두 업체의 합병을 궁여지책으로 몰아붙였고 상승효과조차 얻기 힘들다며 그 의미를 폄하했다. 이에 따라 ‘HP 효과’로 전날 급등했던 PC 및 반도체 관련주는 이날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 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의 낙폭은 PC 관련주보다 넓었다. D램 구매업체의 가격 결정권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반도체업체에 단기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하루 늦게 반영된 셈이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 침체된 반도체경기 등도 주요 이유였다. 휴렛팩커드와 컴팩 합병에 대한 ‘기술주 모멘텀 만들기’ 시도가 좌절됨에 따라 IT경기 회복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갈증은 한층 더해졌다. 서울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IT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수요침체를 지적했다. 4/4분기 수요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인텔의 브룩데일 칩셋이 조기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증가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경기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4일 중간전망 발표를 통해 반도체칩 판매가 하반기 회복되고 내년에는 2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하이닉스가 국내외 채권단의 신규지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난 30일에 이어 나흘만에 또 다시 단일종목 최대 거래량 기록을 경신했다. 하이닉스는 거래소 거래량의 약 61%인 4억8,362만주가 손을 옮겼다. 거래대금은 4,650억원 어치. 반도체 관련주 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60원, 6.52% 오른 980원에 거래를 끝냈다. 씨티그룹이 외국계 채권단으론 처음으로 신규 지원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빛은행이 추가 자금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강세를 타기 시작했다. 수요일 뉴욕증시에서는 2/4분기 미 생산성 수정치가 발표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6일 장 종료 후 인텔 분기실적과 7일 실업률 발표 이후에야 뉴욕증시의 방향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달 7일 2.5%로 나타났던 생산성은 1.9~2.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증시도 목요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 여부를 제외하고는 지수 방향을 결정할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 콜금리의 경우 최근 두 달 연속 내린 데다 인하효과에 대한 시차로 당장 증시에 모멘텀을 던져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540~570 기존 박스권 내에서 국내외 단발성 재료에 지수는 일희일비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