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과 은행, 보험 등 기관들이 자산운용을 외부에 위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문사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관들이 올들어 자산운용을 아웃소싱하는 추세인데다 소수정예에 의한 개별관리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올들어 부쩍 자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델타투자자문의 경우 지난 3월말부터 수탁고가 크게 늘기 시작해 지난 7월말까지 1천억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밸런스투자자문은 올들어 5백억원 정도 늘었다. 특히 지난달 국민연금이 자문사에 운용을 위탁한 뒤로 자문사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망설이던 기관들도 적극 나서면서 코스모투자자문의 경우 지난 7월 이후에만 국민연금 3백억원을 포함해 은행, 연기금 등으로부터 5백억~6백억원이 더 들어왔다. 이는 선두권 투자자문사들의 수탁고가 대체로 1천억~3천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기관들이 투자자문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신사에 비해 약관의 규제를덜 받는 덕에 기관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상품'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 규모가 작기 때문에 1대1로 집중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데다 운용내역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펀드내역을 투신협회 등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투신상품을 사는 것과 달리 주주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여기에다 대우채 사건 등으로 투신권의 신뢰가 약해졌고 과거 거래했던 투신권의 스타급 매니저들이 지난 2년간 대거 자문사로 옮겨 간 영향도 있다. 델타투자자문 관계자는 "자금운용을 아웃소싱 하는 기관이 늘고 저금리 때문에 증시에 들어오는 기관들이 생기면서 신뢰가 떨어진 투신사 대신 자문사가 혜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교원공제회 관계자는 "우리의 운용계획이 투신사의 약관과 맞지 않는 어려움 등이 있어 지난해부터 자문사에 위탁해왔다"면서 "최근 아웃소싱을 하는 기관이 늘어나면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 개별관리에 대한 기관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3년후에는 투신과 투자자문 업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은 투자자문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문사들도 리스크 관리, 리서치 등의 시스템 미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S투신운용의 한 관계자는 "자문사들이 소수정예라는 장점이 있지만 핵심인력 이탈 우려가 있고 대형사에 비해 컴플라이언스, 리서치, 평가 등의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코스모투자자문 관계자는 "기관들의 이해 부족이 큰 어려움이지만 규모가 큰 국민연금이 투자자문사를 인정하면서 관심이 많이 늘고 있다"면서 "자문사협의회차원에서 외부에 평가를 의뢰한 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