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가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새로운 미인주로 등장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지만 이제는 시장 최대의 인기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건설업종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건설주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22일 건설업종지수는 62.67을 기록,7월 말 이후 34.7%나 상승했다. 오전 내내 강세를 이어가다 약보합세로 마감됐지만 오른 종목이 37개에 달했다. 한때 66.69까지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13개에 달했고 신고가를 갈아치운 종목도 대거 쏟아졌다. 특히 전체 시장에서 건설업종이 차지하는 거래대금 비중은 22.83%였고 거래량 비중은 24.88%에 달했다. 이날 거래된 종목 4개 중 하나는 건설주였다는 얘기다. ◇건설주 강세 배경=우선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과 저금리 수혜 등이 꼽힌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주가가 낮다는 이점과 우량 업체들의 실적호전,업종 내 구조조정 등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특히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업종 대표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크게 상승하고 저가 건설주가 뒤따라 나서는 양상이 활발했다.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수 관련주가 주춤하며 개인 중심의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진 것도 건설주에 매수세가 몰린 이유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주가가 5만원 이상인 주식의 상승률은 5%에도 못미친 반면 5천원 이하 단순 저가주의 수익률은 25%를 웃돌았다. 시장의 핵심 테마가 '저가'였다는 설명이다. 전현식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주 강세는 건설산업의 펀더멘털 개선 측면보다는 △선도주와 후발주의 가격괴리 좁히기 △시장 체력의 한계와 주도주 부재라는 시장상황 △건설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 등 시장논리에 의해 주도됐다고 분석했다. ◇뜯어보면 천차만별=건설주가 무차별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저마다 다른 이유를 갖고 있다.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표종목군이다. 저금리와 주택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중앙건설 계룡건설 등은 대표적인 실적주다. 상반기 실적이 크게 호전됐고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상태에 놓여 있는 극동건설 일성건설 경남기업 등은 M&A(기업인수합병) 등을 재료로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본잠식 해소에 따른 관리종목 탈피 재료가 상승 모멘텀으로 꼽힌다. 건설주는 대규모 공사 수주 소식이 들리거나 소문이 나올 때마다 종목별로 강세를 보였다. 단지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오른 종목들도 부지기수다. ◇대표주와 실적주에 관심 둬야=건설주의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단기간의 랠리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투자자의 관심이 저가 주식에 쏠리고 있고 유동성 장세 기대감,저금리 수혜,건설경기 부양책 등 호재가 많아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중앙건설 계룡건설 등 실적호전주와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 대표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현식 연구위원은 "국내외 경기 부진,해외 시장 약세,주도주 부재라는 상황에서 건설주의 추가 상승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G건설 대림산업 등 대표주의 탄력이 크게 둔화됐고 저가 건설주와 선도주의 가격괴리가 크게 줄어들어 저가주 상승세는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주 랠리를 이끈 현대건설의 경우 액면가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채권금융기관들의 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커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은 건설업종이 최근 급등했지만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건설업체들이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에 눈길을 돌린 결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으며 저금리와 부채 감소가 주가 바닥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