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기조가 지속될 경우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점은 국제간 자금흐름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여부다. 증시동향도 주목거리다. 지난 95년4월 선진국들이 인위적으로 달러화 가치부양을 위해 협력한 '역(逆)플라자 합의' 이후 지금까지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세가 지속돼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96년 이후 올 1.4분기까지 약 7조7천억달러의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나스닥의 급등세도 이에 힘입은 바 컸다. 따라서 달러화 약세기조가 지속될 경우 먼저 미국내 자금이탈이 우려된다. 현재 세계 각국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미국에서 자금이 이탈되면 중국과 러시아, 유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먼저 미국경제는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경기부양과 무역수지 개선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자본이탈에 따른 '역자산효과'로 가속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증시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대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을 포함한 개도국들도 자국 통화의 강세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증시와 경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미국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이 환류해오지 안겠느냐는 기대도 있으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국가들의 침체된 증시여건을 감안할 때 자금이 신규로 유입될 가능성이 적다. 이번에는 달러화 가치가 세계 모든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띠고 있어 경쟁력 개선에도 별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미국 주가 하락의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예기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