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의 장중 반등과 금리하락 등에 기대며 저가매수세가 유입, 지수 낙폭은 제한되고 있다. 13일 종합지수는 낮 12시 40분 현재 554.93으로 지난 금요일보다 0.41포인트 떨어진 수준에서, 코스피선물 9월물은 67.70으로 0.50포인트 하락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선물간 차이인 시장베이시스는 종합지수가 삼성전자, SK텔레콤의 상승으로 선물 낙폭보다 적음에 따라 마이너스 0.60대까지 벌어졌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증가하고 선물 저평가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대량 출회되며 지수에 하락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본과 홍콩 증시가 지난주 미국 나스닥지수의 엿새째 하락에 기술주가 동반 급락하며 떨어지는 등 아시아 주가 하락이 외국인 매수세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전매도에 이어 신규매도를 대량 내놓으며 선물 약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 심화 →프로그램 매도의 메카니즘에 따라 현물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는 비차익에서 1,130억원이 출회되고 차익에서 420억원이 더해져 모두 1,500억원을 넘어섰다. 매수는 비차익에서만 640억원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소폭이나마 엿새만에 순매수를 유지하고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유입, 낙폭을 제한하며 종합지수 550선이 비교적 탄탄하게 지켜지고 있다. 특히 지수관련 대형주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다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콜금리 인하와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주와 건설주로 유입되고, 달러/원 하락과 원유가 하락, 실적 호전 등이 매수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이 자꾸 뒤로 밀리고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리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콜금리 인하와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하로 자금운용이 곤란해지며 투신권에 자금이 일부 유입되고는 있으나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넘어오기에는 유인효과가 적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미국 물가급락 발표 이후 1,915까지 빠졌다가 낙폭을 만회하고, 다우는 오히려 장중 하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점 등을 들어 반등 논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어차피 경기모멘텀은 없을 것이라는 게 내성화된 상태이니 단기 순환매 정도는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이틀째 반등하며 꼬리가 긴 양봉이 출현, 반등심리를 거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스닥지수가 1,900∼1,960선에서 바닥을 다지는 지 확인해 봐야겠지만, 향후 2,000선 회복쪽으로 반등할 수 있다면 단기 매수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일각의 생각이다. 이날 일본과 홍콩시장이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나 이들 주가 하락은 지난주 미국 시장에 후행하는 것이고, 더욱이 엿새만에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낙폭을 줄이며 국내 시장에 긍정적인 심리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550선 붕괴하는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경기나 수급여건 상 대체로 540∼560선에서 단기 등락하거나 모멘텀 부재와 매물벽까지 고려할 때 520∼580선의 박스권을 전망하는 견해가 많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경기모멘텀 없이 미국 주가가 하락하고 일본과 홍콩도 약세동조화를 보여 우리시장만 혼자갈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금리하락과 환율하락세 등으로 540선 밑에서 저가매수세가 꿈틀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KGI증권 조사부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삼중바닥 형태를 띠고 있다"며 "악재가 돌출해 하락한다면 박스권 하단을 낮춰야겠으나 2,000선을 회복하는 쪽으로 반등한다면 단기 매수기회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의 김종국 차장은 "외국인의 매매공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지수 낙폭이 제한되고 있다"며 "금리하락에 기댄 건설 금융주 외에도 일부 제약 등 실적호전주 쪽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