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반도체에 발목 잡혀 이틀째 조정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는 기관 매도세로 사흘만에 70선으로 내려 앉았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나스닥지수가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는 적극적인 거래를 자제한 채 사흘째 매도 우위를 기록, 지수 조정을 부채질했다. 통신, 은행, 건설주 등 그 동안 시세를 주도했던 종목들이 최근 급등에 대한 부담과 차익 실현 욕구에 탄력을 잃으면서 지수 움직임이 둔화됐다. 그러나 재정지출 확대, 감세 및 저금리 정책 등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구체적 정책으로 확인되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낙폭이 벌어질 때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 지수의 560대 초반과 후반을 박스권으로 설정하며 좁게 움직였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 투자등급 하향이라는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견실한 흐름을 보였다"며 "그러나 뉴욕 증시가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투자 심리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역마진을 우려한 보험권 등이 주식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며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방경직성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565.94로 전날보다 1.56포인트, 0.27%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72포인트, 1.01% 떨어진 70.77로 거래를 끝냈다. 거래량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거래소에서는 3억5,870만주, 1조1,854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3억4,332만주, 1조2,563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로 지수선물 9월물이 장 중 내내 약세였다. 전날 종가에서 0.15포인트, 0.21% 빠진 69.85로 거래를 끝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4로 백워데이션.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50계약, 264억원, 2,597계약, 897억원 어치 팔아 치운 반면 기관은 3,230계약, 1,120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압도했다. 매도는 차익 231억원, 비차익 213억원 등 모두 444억원이었고 매수는 76억원에 불과했다.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개인이 모두 5억원, 14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는 55억원 매도 우위를, 코스닥에서는 2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사흘째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장 막판 60억원 매수우위로 전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12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도체주 투자등급 하향 조정 영향에 따라 삼성전자가 2% 가까이 하락하며 힘겹게 19만원선을 지켰다. 종가는 전날보다 3,000원, 1.55% 하락한 19만원이었다. 9,700만주 이상 대량 거래된 하이닉스는 4% 이상 급락했고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등 나머지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도 내림세를 탔다. 반등을 주도했던 통신주와 우량은행주도 차익 매물에 밀리며 약세 전환하거나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SK텔레콤이 2% 이상 오르며 강세를 유지한 반면 한국통신은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 통신주가 1~2% 내림세를 탔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막판 기관 매수세로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오전에 시세를 주도했던 건설업종은 하락 종목이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둔화, 강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세계 2대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카 타바코가 경남 사천에 담배 제조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내림세로 전환, 2% 가까이 하락했다. 데이콤은 2/4분기 144억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발표했지만 반짝 시세를 냈을 뿐 엿새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4% 이상 떨어졌다. 현대증권은 현대투신 매각 협상이 늦어도 열흘 안에 결론 날 것이라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발언으로 장 막판 오름세를 더했다.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이레째 상승, 연중최고가를 경신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서비스업, 의약품, 운수장비, 건설업 등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내린 종목이 443개로 오른 종목 334개를 앞질렀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국민카드와 기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내렸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도 1~3% 약세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