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외국인 매수 손길을 묶었다. 은행, 증권, 건설주에 대한 개인 매수세는 최근 급등에 대한 부담과 차익 실현 욕구로 탄력이 둔화, 시세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날 낙폭 회복을 주도했던 프로그램 매수는 백워데이션이 확대됨에 따라 매도로 전환, 지수 관련 대형주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255도 뉴욕증시 반도체주 투자등급 하향 충격파에 휩쓸리며 약세,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는 엿새째 120일선 상향 돌파에 실패, 560대 초반으로 한걸음 물러섰다. 코스닥지수도 기관 매도세에 눌리며 사흘만에 70선으로 떨어졌다. 현정환 SK증권 책임연구원은 "120일선 상향 돌파 시도가 지난 2일 이후 엿새째 계속되고 있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다"며 "저항선 돌파가 실패한다면 저가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옵션만기일 이후 변동폭이 확대되는 등 방향성이 드러났다"며 "9일 이후 주초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 12분 현재 564.38로 전날보다 3.12포인트, 0.55%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64포인트, 0.90% 떨어진 70.85를 가리키고 있다. 거래량은 전날과 비슷하다. 거래소에서는 3억782만주, 9,354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9,132만주, 1조633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선물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로 지수선물 9월물이 약세다. 전날 종가에서 0.65포인트, 0.93% 빠진 69.35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9로 백워데이션 상태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9계약, 41억원, 3,445계약, 1,194억원 어치 팔아 치운 반면 기관은 3,539계약, 1,228억원 어치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압도하고 있다. 매도는 차익 173억원, 비차익 145억원 등 모두 319억원이며 매수는 38억원에 불과하다.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개인이 모두 203억원, 173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주 투자등급 하향 조정 영향에 따라 삼성전자가 2% 넘게 하락하면서 1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8,400만주 이상 대량 거래되고 있는 하이닉스가 4%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등 나머지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약세다. 반등을 주도했던 통신주와 우량은행주도 차익 매물에 밀리며 약세 전환하거나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SK텔레콤이 강보합권에 머물러 있는 반면 한국통신은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강보합, 주택은행은 내림세 등 지수 관련 대형주 사이에 등락이 엇갈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름대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오전에 시세를 주도했던 건설업종은 하락 종목이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둔화, 강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담배인삼공사는 세계 2대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카 타바코가 경남 사천에 담배 제조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내림세로 전환, 2% 가까이 하락했다. 데이콤은 2/4분기 144억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발표했지만 반짝 시세를 냈을 뿐 엿새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4%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 통신주를 비롯한 지수관련 대형주 대부분이 내림세를 타고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