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발행규모가 3천여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카드매출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실적이 올 상반기에 7조3천억원으로 늘어나ABS시장의 최대 상품으로 떠올랐다. 반면 작년 상반기 16조원에 달했던 유통시장 채권담보부증권(세컨더리 CBO) 발행은 상반기 실적이 3천억원에 그치는 등 ABS 시장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월중 ABS 발행규모는 모두 22조77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줄었으나 발행종류와 기법면에서 훨씬 다양해지는 등 선진국 수준으로 접어들었다고 8일 밝혔다. ABS란 부동산, 유가증권, 매출채권, 주택저당채권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전문회사에 신탁해 유동화증권을 발행, 현금화함으로써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다. 지난 상반기 CBO 시장이 크게 퇴조한 반면 신용카드매출채권, 일반기업매출채권등 매출채권 ABS 시장이 크게 활성화하고 금융회사의 부실대출채권(NPL) ABS, 프라이머리 CBO 등이 꾸준히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현금서비스채권을 포함한 신용카드매출채권 ABS는 16건 7조3천252억원으로 전체 ABS 시장의 33.2%를 차지했다. 카드매출채권 유동화는 작년 12월 외환카드가 3천366억원을 발행한 것이 처음으로 작년 한해 2건 8천600억원이 전부다. 분양대금채권, 통신요금 등 기업 매출채권 ABS도 작년 한해 7건 9천724억원에 이어 상반기중 5건 7천442억원이 발행돼 금융회사 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자산유동화도 활발해지고 있다. NPL 등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CLO 발행도 작년 한해 3천억원에서 상반기 6조6천630억원으로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투기등급회사채 등을 기초로 발행한 CBO는 13건 4조8천819억원으로 작년동기(15조8천100억원) 대비 69.1% 줄었으며 특히 세컨더리 CBO는 15조8천100억원에서 2천868억원으로 급감했다. 김재찬 금감원 공시감독국장은 "간접 신용보완수단이 도입되면서 발행기법과 유동화자산 종류, 발행기관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히 선순위 ABS사채중 99.2%가 AA 이상 신용등급을 받는 등 시장의 안정성이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ABS 기법을 자금조달 뿐 아니라 재무관리, 기업활동, 자금대출, 여유자금 투자 등 측면에서 본격 응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미국 등 선진 ABS 시장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신탁형 ABS수익증권은 아직 국내에서는 미성장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