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6일 일본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이에 대해 일본 금융당국은 일본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하면서 따라서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쿄-미쓰비시와 다이이치강교, 흥업 및 스미토모 미쓰비시를 포함한 19개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또 이들 은행 대부분의 신용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피치는 지난 3월 이들은행을 등급 하향조정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성명은 "단기적으로 일본 경제가 확고한 회복세를 보인다면 기적"이라면서 "일본이 제로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이처럼 등급을 하향조정한 주요 이유로 ▲은행보유 채권가치에 타격을 가하는 증시 불안 ▲여전히 높은 은행 부실채권을 거론했다. 피치는 이번 평가가 은행들이 재정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와 당국의 지원이 끊길 경우 스스로 꾸려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인 미즈호 홀딩스 및 이것과 연계돼있는 다이이치강교, 후지 및 흥업은행, UFJ 산하의 산와 및 도카이은행 및 스미토모 미쓰비시은행들은 등급이 D에서 D/E로 하향조정됐다. 미쓰비시신탁은행과 지방은행인 요코하마 및 지바은행도 D에서 D/E로 떨어졌다. 도쿄-미쓰비시의 경우 C/D에서 D로 하향조정됐다. D는 재정이 대내외적으로 취약한 상태를 의미하며 E는 재정이 매우 취약해 외부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급이다. D/E의 경우 D와 E 사이 등급이며 C/D 역시 C와 D 사이를 의미한다. 무디스도 이날 앞서 성명을 통해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재무등급을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도쿄-미쓰비시가 사실상의 제로금리 때문에 재정적으로 크게 타격받고 있다"면서 재무등급을 D 플러스에서 D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등급들은 그대로 유지됐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아사히상호생명과 미쓰이상호생명의 신용등급도 낮춘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Ba2에서 Baa3로, 미쓰이는 Ba1에서 Baa3로 떨어졌다. 두 회사의 신용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성명은 이들 회사 보험상품에 대한 신규 가입 및 기존 가입자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이번 등급 하향의 주된 이유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신용평가기관들이 일본 은행들을 "잘못 평가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라면서 "이들이 주된 이유로 들고 있는 부실채권이 크게 낮아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도쿄 AP.교도=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