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 약세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은 124엔으로 올라섰지만 시장참가자들은 달러 매도 심리가 강했다. 화요일은 아래쪽으로는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위쪽으로는 매수 세력이 없다는 점 등으로 제한된 흐름이 예상된다. 밤새 달러/엔과 역외선물환(NDF)환율의 위치가 거래 범위를 정해줄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50원 내린 1,286.2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90.50원, 저점은 1,285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50원이었다. 개장초 지난주 원화 강세를 이끌던 요인들이 힘을 잃음에 따라 오름세를 타던 환율은 이내 시장 주변 여건의 변화에 맞춰 하락 반전했다. 위아래 뚜렷한 모멘텀없이 엔화의 미세한 움직임에 반응하고 포지션 정리에 치중하는 레인지 거래를 펼쳤다. 엔화 약세가 하락을 저지했고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 등이 상승을 제한했다. ◆ 시장 흐름은 여전히 박스권 내 =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한 흐름이라 아래쪽이 다소 편하다는 눈치지만 쉽사리 위아래로 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아래쪽으로는 쉽게 빠지는 반면 위쪽으로는 힘겹게 오르는 양상이 뚜렷하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 3∼4월 상승랠리때와 달리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한 기색이 완연하다"며 "큰 그림으로 보면 하락추세이며 매수 심리가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밤새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 오늘과 비슷한 상황이 내일도 전개되면 아래쪽으로 더 흐를 것"이라며 "내일 거래 범위는 1,280∼1,287원"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지지부진한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위로는 물량 부담이 아래로는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124.50엔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1,290원에 들어가기 어렵고 아래로는 은행간 거래만으로 장중 1,282원을 밀고 내리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공급 우위 장세 속 아래쪽 제한 = 달러/엔은 지난주 123엔이 바닥이라는 인식으로 소폭 올랐으나 달러/원의 흐름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따라 1,280원이 지지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시장에 달러를 매수할 만한 세력이 많지 않았다. 달러/엔은 124엔을 힘겹게 넘어 오후 5시 현재 124.07엔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장을 123.61엔에 마친 뒤 이날 도쿄장에서 닛케이지수가 개장초 약세를 띠고 다음주 일본은행(BOJ)이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란 예상으로 오름세를 탔다. 또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일본 시중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도 엔화약세에 일조했다. 업체는 1,287∼1,288원 이상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았으며 역외세력은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주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도 일부 나와 공급 우위 장세를 연출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0.30원 오른 1,289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달러/엔이 상승하자 이날 고점인 1,290.50원까지 올랐다가 추격 매수가 없어 오름세가 차단당하며 1,288.50원까지 떨어진 뒤 강보합권을 한동안 지켰다. 그러나 달러/엔이 124엔을 뚫지 못하고 물량이 공급되면서 하락반전, 내림폭을 키운 환율은 11시 24분경 1,285.90원까지 내렸다가 추가 하락이 막힌 채 소폭 반등, 1,287원을 축으로 좌우왕복하면서 1,287.3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후들어 오전 마감가보다 0.60원 내린 1,286.70원에 거래를 재개한 뒤 달러/엔이 124엔대에 올라선 것을 계기로 낙폭을 줄여 한때 1,289원까지 올라 상승반전하기도 했다. 달러/엔의 미세한 조정을 따라 대체로 1,287∼1,288원 부근에서 거닐던 환율은 달러/엔이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3시 52분경 1,285.7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1,286원을 축으로 시소게임을 펼치다 다시 4시 15분경 1,285원에 추가로 저점을 낮춘 뒤 소폭 오른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7,8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7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010만달러, 2억5,810만달러가 거래됐다. 7일 기준환율은 1,287.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