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고(高) 시정을 위한 논의가 세계 외환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지난달 이후 이같은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으로서는 경제 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달러화 가치가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 확대의 주범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단행했던 금리인하 효과도 달러고 때문에 반감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유럽은 유로화가 회복돼야 최대 현안인 인플레를 진정시킬 수 있으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반면 엔화 강세와 약세에 대해 동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일본은 미온적인 입장이다. 문제는 달러고가 시정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여건을 보더라도 투자자금들이 안전 통화로서 달러화를 보유하려는 성향과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 일본 유럽의 경제전망을 감안하면 시장에 맡겨 놓을 경우 오히려 달러화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최근의 달러고 시정 논의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 당시처럼 선진국들이 협조해 '달러화 매도-엔·유로화 매입' 형태의 시장개입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선진국들의 이해관계가 여러 각도로 엇갈리고 있어 이같은 시장 협조개입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