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출발 후 반등' 시나리오가 이틀째 반복되고 있다. 25일 주가는 사흘째 약세를 보인 뉴욕증시를 따라 종합지수 516선까지 후퇴했다. 그러나 이후 저가 인식 매수세를 불러 들이며 527선까지 급반등, 전날 발자국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하이닉스가 오전에만 1억주 이상 손을 옮기며 이틀째 거래소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점도 전날과 흡사하다. 전날 반등이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기계적인 도약'이었던 반면 이날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이 저가 메리트를 발견한 개인이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셈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4분 현재 전날보다 0.21포인트, 0.04% 떨어진 526.41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65.05로 전날보다 0.52포인트, 0.81% 올랐다. ◆ 헐값 공감대, 이젠 살까 =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시장 관계자들은 지수 510~520에서 대기하고 있는 저가 매수 세력과 지수 500이 갖는 심리적 효과가 여전히 강력한 지지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더욱이 전날 1,700억원 이상 순매도 했던 외국인이 이날 소폭이나마 거래소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좀 더 보수적인 애널리스트들도 선물 약세로 전날과 같은 극적 반등은 힘들겠지만 적어도 저가 매수세에 의해 상당 부분 낙폭 만회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그 동안 낙폭 과대 종목으로 지목 받았던 대림산업, 현대차, 현대산업, 미래산업, 현대엘리베이, 현대모비스, 삼성 SDI 등이 오름세로 돌아섰거나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어 반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무르익게 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전날에도 지수 상승률을 뛰어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LG건설 등 일부 종목은 실적 호전 재료까지 가세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중양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 매수 심리가 아직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이날 외국인이 매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오후 혹은 장 막판 반등 가능성이 무척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 반등 선도주로 알려진 증권주 등에 매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고 △ 외국인 매수세의 추세전환 또한 기대하기 힘들며 △ 반등 직전까지의 급락폭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등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 또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문제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 여부"라며 "외국인 매수 추세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바닥 다지기가 이어진다는 보수적 시각을 근거로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포항제철에 놀란 가슴 = 두 차례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던 포항제철이 결국 실망스런 상반기 실적을 발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더욱이 올해 철강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매출 및 이익 전망을 낮춘다고 밝혀 투자 손길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날 포항제철 주가는 전날보다 4,100원, 4.63% 급락하며 8만4,000원선으로 추락했다. 열흘째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포항제철은 오전 한 때 8만1,800원까지 떨어지며 8만원선 붕괴마저 걱정해야 했다. 더욱이 전날 해외 DR 가격이 원주 가격을 밑도는 수준으로 급락,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하며 주가 추락을 부채질했다. 종합지수는 520선 상향 돌파를 시도하다가 한동안 510선 후반에서 맴도는 등 포항제철 악재를 힘겹게 소화했다. 포항제철은 상반기 순이익은 3,550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9,270억원에 비해 73.3%나 급감했다. 매출은 5조5,790억원으로 4.8% 줄어들었다. 포항제철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긴축경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