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곤두박질치는 하락장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는 종목들이 있다. 바로 기업가치가 뛰어나고 주주중시 경영을 펼치는 우량 "가치주"들이다. 이들중 대부분은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25일 종가와 비교해 주가(7월23일 종가 기준)가 올랐다. 이 기간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15.76% 떨어졌지만 이들 종목들은 상승곡선을 탔다. 또 주가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였던 우선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구조조정에 성공한 "예비 가치주"들도 가치주와 같은 대열에 합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권전문가들은 약세장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우량 가치주와 가치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조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 하락장에서도 오른 종목들 두산중공업 태평양 현대해상 세아제강 대웅제약 신세계 삼천리 현대백화점 등 가치주들은 지수하락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수가 장중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월25일 종가가 7천60원이었지만 지난 23일에는 9천9백원으로 마감돼 40.2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상반기 최고의 '미인주'로 꼽히는 태평양도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이 26.85%에 달해 아직도 추세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이들 가치주 외에 성신양회 한라건설 대구백화점 현대중공업 넥센타이어 내쇼날푸라스틱 현대시멘트 등 구조조정주도 침체장 속에서 주가가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성신양회는 주가 상승률이 65.91%에 달했고 한라건설도 54.7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왜 올랐나 가치주들은 대부분 펀더멘털 등 내재가치와 실적이 뛰어난데다 고배당 정책 등으로 주주중시 경영을 펼쳐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시대의 정착으로 주식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IT(정보기술)주들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가파른 조정국면에 들어가 가치주들의 몸값을 더욱 높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치주들이 대부분 과거 3∼4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돈 되는 사업위주로 구조를 바꾼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가치주 60종목의 지수를 산출해 지난 97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한 결과 가치주 60선 지수가 상승장에서는 물론 하락장에서도 종합주가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가치주에 투자한 사람들의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앞으로도 가치주는 유효한가 가치주들은 최근까지 시장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올린 만큼 조정기에 들어간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 하락장세도 가치주들의 조정을 부추긴 점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치주들의 주가 조정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가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면 다시 한번 가치주들의 "랠리"가 기대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가치주들이 대부분 실적이 좋고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고배당 관련주로 재포장돼 시장에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증시에서 마땅한 투자종목을 찾기 어려운 만큼 단기 조정에 들어간 가치주들을 싼 값에 매수하면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