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실적시즌(Earning Season)을 맞아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장대표주의 실적호전여부에 따라 개별종목의 주가는 물론 지수까지 출렁거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자 등의 실적발표일을 전후로 해당기업의 주가변동이 심하다.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발표를 정례화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실적시즌이 '주가의 변곡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왜 실적인가 =기업실적은 '주가의 고향'이다. 그만큼 주식투자에서 개별기업의 실적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특히 경기수축기에는 '실적쇼크'가 일어나면 주가가 다시 기운을 차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텔사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치보다 2센트 높은 12센트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 주가는 전날보다 3.3% 하락한 29달러89센트에 마감됐다. 비록 EPS가 예상치보다는 높아졌지만 전분기 수준인데다 전년동기(50센트)보다는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2천6백60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한 하이닉스반도체도 10% 넘게 폭락했다. 이에 앞서 하이닉스가 감산을 발표했던 것을 염두에 두면 '실적악화'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다. ◇ 외모보다 내면을 살펴라 =상장사는 대개 IR(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포함된 약식 손익계산서를 발표한다. 매출액의 경우 최근 몇 분기간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지, 아니면 들쭉날쭉하는지를 봐야 한다. 증가율 추이가 상승세를 그리면 우량한 기업이다. 수익성을 따질 때는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하다. 경상이익은 영업이익에 다시 이자, 임대수익, 비용 등을 반영시켜 해당기업의 총체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순이익이 예상보다 높은 8천8백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카드 삼성SDI 등 관계사의 지분법평가이익 등 영업외수익 3천5백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에 순이익이 커졌다. 특히 종종 상장사는 증감률과 관련, 전년동기나 전분기 등으로 비교시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둔갑시키기도 한다. ◇ 체크포인트 =당장 실적이 나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발표된 실적은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예상실적에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3.4분기 예상실적을 체크하는게 중요하다"며 "향후 업종전망과 투자규모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가는 미래성장가치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적악화 등이 우려되는 종목은 미리 보유주식을 줄이는 게 현명하다. 이를 위해 증권사 분석자료 등을 활용하거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기업의 실적은 한국경제신문 증권면이나 증권사 투자책자(데일리) 등을 통해 대부분 공개된다. 금감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 등에 자주 들러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