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미친 반면 세전이익은 전망치를 초과 달성했다. 세전이익 초과달성은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법 평가이익을 반영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8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 세전이익 9,500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3%, 세전이익은 39% 급감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수석연구위원은 "1,4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이익이 9,000억원을 넘어섬에 따라 주가 하락에 버팀목을 댔다"면서도 "실적악화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영업이익이나 세전이익이 수치상으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으나 반도체 매출 감소폭이나 이익률이 생각보다 저하돼 실적의 질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서울대 정운찬 교수 발언 등으로 지난 분기 실적은 이미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매수는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번 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오는 4/4분기에도 반도체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의 김 연구원은 "반도체 시세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5,6월 가격이 반영되는 3/4분기 영업이익은 4,5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때 4/4분기 반도체 경기 회복 가능성과 속도가 삼성전자 주가에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8, 9월 D램 수요가 회복하느냐가 포인트이지만 현재 재고량과 하위 업체만 참여하는 감산 분위기로 봤을 때는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의 전 위원은 "D램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20% 이상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4/4분기 실적은 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2/4분기 수준을 넘긴 힘들다"며 V자형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전우종 부장은 "정보통신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되고 있지만 이번 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으므로 이같은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릴 경우 매도보다는 분할매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기업가치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D램 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 시스템LSI 등 반도체 전부문 실적이 당초 기대를 밑돌았다"며 "윈도 XP 출시 등으로 반도체가격의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으나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