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조조정은 일차적 차원의 문제해결도 절반이하에 그치고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가치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구조조정은 거의 이뤄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임스 루니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부회장은 대한상의가 제주 호텔신라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 대학 이틀째 과정이 진행된 20일 '한국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강연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루니 부회장은 "현재까지 이뤄진 한국의 구조조정 노력은 대부분 부도상황에 이른 기업의 구제, 부실기업 정리,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은행의 정상화 등 그때 그때 벌어진 문제들에 대한 수습차원으로 일차적이고 가장 소극적인 의미의 구조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조정 노력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현재 해결됐어야 할 과제의 50% 정도만이 이뤄졌다고 본다"며 "아직도 대우자동차, 대한생명, 서울은행, 현대증권 등과 같은 기업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가치 파괴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이마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 더 많은 손실과 추가 자금지원을 야기시켰다"며 "이 부분 역시 실행됐어야 할 부분의 40% 이상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자동차의 경우 회사가 단순히 버텨 나가는데만 지난 99년 7월부터 작년 12월까지 매달 200만달러씩 총 3천600만달러가 소요됐다"는 자료를 인용하고 "천문학적인 지원금이 회사의 미래 가치창조를 위한 구조조정 보다는 매일 매일의 생존을 위해 사용돼 돈의 가치파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실정리보다는 경영 패러다임과 경영 시스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경쟁력 제고와 가치 창출을 통한 기업 이익의 극대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의 기틀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19일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우리가 중국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크게 기대할 것이 못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가 예상되는 건설의 경우 중국의 자체 기술수준이 높아 국제입찰에 붙일 만한 공사가 많지 않고 첨단.제조업은 우리보다 기술이 앞선 분야가 적지 않아 일부에서 기대하고 있는 '대박'은 터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제주=연합뉴스) 신현태기자 sh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