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채권형 상품 위주로 투신권 수탁고가 9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의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들어 월별 증가 규모로는 최대치다. 경기회복 시점이 기대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반면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서 기관투자가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flight to quality)'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14일) 현재 투신사 수탁고는 1백51조3천9백30억원으로 지난 6월 말보다 9조7백32억원 증가했다. 투신사 수탁고는 채권형 상품 위주로 1,2월 7조원 안팎씩 늘다가 4월 MMF(머니마켓펀드) 환매소동으로 13조원 가량 줄어든 이후 5,6월에는 1조∼3조원 정도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투신사의 수탁고 증가는 MMF를 비롯한 장·단기 채권형 상품이 주도하고 있다. MMF가 6조5천억원 이상 늘면서 자금의 단기 부동화 양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정체 상태를 보였던 장기 채권형 상품에 8천5백99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자금운용을 다소 길게 가져가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 홍완선 상무는 "자금유입은 아직도 MMF나 3개월짜리 단기 채권형 상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낮은 수익률 때문에 기관투자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1년 이상의 장기 채권형이나 주식으로 자금운용을 다양화하려는 기관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