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자금의 일본 이탈이 다시 증시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엔화 자금이 일본을 떠나더라도 한국보다는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일본의 자본수지 적자는 4조7천8백억엔에 달한 반면 경상수지 흑자는 4조2천3백억엔에 그쳐 5천5백억엔이 일본에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이탈한 자금이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자금보다 많아 순유출세로 돌아선 것은 9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엔화 자금의 이탈과 자본수지 적자 추세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최근 일본은행의 저금리 의지,엔화 약세 추세를 감안할 때 국제간 자금이동이론?m=rd-(rr+e),m:자금이동액,rd:일본금리,rr:기준금리,e:엔화 환율 변동분?으로 보더라도 일본 내 자금들은 지속적인 이탈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생산기지 이전과 값싼 개도국 제품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높은 소비심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17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앞으로 5년 안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일본에서 이탈한 엔화 자금이 어디로 몰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엔화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돼 국내 주가 회복에 큰 도움이 됐던 연초와 달리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파생상품영업부 정유신 부장은 "베이징 올림픽 유치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실시되는 시점에 엔화 자금이 국내 증시보다는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