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는 인쇄용지와 백판지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제지업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종이 수요가 감소하고 국내에서는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솔제지는 이를 수출로 극복, 실적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4천7백90억원, 영업이익은 4백20억원, 경상이익은 2백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호황기였던 지난해 상반기엔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침체기인 작년 하반기보다 영업이익은 2백36%, 경상이익은 1백89%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실적이 크게 나아진 것은 △원재료 가격 하락 △내수가격 상승 △수출 증가 등 3박자가 들어 맞았기 때문이다. 원재료인 펄프 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9백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올들어 안정세를 보이면서 6월말 기준 5백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또 APP사가 도산위기에 처하면서 주력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2만7천t에서 올 상반기 6만t으로 늘어났다. 북미 호주 지역으로도 수출선을 다변화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혜도 톡톡히 입었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가격 하락 및 내수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솔제지가 자산매각을 통해 구조조정을 착실하게 추진하고 있다는데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회사측은 팬아시아페이퍼 SK텔레콤 KTF 등 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축소,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한양증권 정진관 책임연구원은 "현재 1조9천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올해말 1조3천억원대로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지난해 1백96%에서 1백6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차입금 상환후에도 3천억원대의 현금유동성이 남아 실제 순금융비용부담률과 순부채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