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미 증시 급락과 국내 통신주 시장환경 악화 등 대내외 악재에 갇혀 급락했다. 지난 주말 미 증시에서 이어진 기술주 실적경고로 나스닥지수가 2,000선에 걸친채 마감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근래 보기드문 8.6% 급락한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 실업률이 4.5%로 상승하고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11만 4,000개 감소하는 등 거시지표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미 기술주 실적 경고기간이 대충 마감되고 실적 실제치 발표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시장심리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KTF 등 대형통신주가 비대칭규제 및 통신료인상조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일단 70~75 박스권이 이어지면서 나스닥지수 2,000선이 무너질 경우 한차례 더 투매를 거치며 지난 4월 저점인 64~65포인트까지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성급한 지수전망보다는 미 증시가 기술주 실적 발표의 충격을 여하히 흡수하는 과정을 지켜본 뒤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있다. 박남철 LG증권 연구원은 "하락폭이 너무 커서 투지심리를 되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는 미 기술주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는 7월말~8월초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린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1월 상승갭이 위치한 69선에서 저항이 진행되고 있지만 추세선 완전 붕괴로 64포인트까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나스닥 2,000선 지지로 코스닥이 기술적 반등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제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민연금 매수 기대감 좌절, 고객예탁금 감소 등 수급 악화와 나스닥 2,000 붕괴위험이라는 악재가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며 "기술적 반등이 오더라도 박스권 하단을 65포인트까지 낮추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9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69선까지 내려간 뒤 70.12에 마감, 전날보다 3.96포인트, 5.99% 내렸다. 이날 마감가는 지난 4월 17일 68.31을 기록한 이래 최저기록. 일중 낙폭으로는 지난 3월12일 4.23포인트 이래 최대치다. 코스닥50지수선물은 3.35포인트, 3.77% 내려 85.50을 가리켰다. 전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상승이 44개에 그치고 하한가 92개를 포함, 하락종목이 567개에 달했다. 제조, 건설, 기타, 벤처업 낙폭이 6~7%에 달했다. 거래가 여전히 부진해 2억8,681만주와 1조1,648억원이 손을 바꿔 지난주 금요일보다 소폭 감소했다. KTF가 외국인 매물로 4% 가량 하락한 반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통합컨소시엄 구성안발표가 임박했다는 재료로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국민카드는 실적호전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를 모으며 오른 채 마쳐 지수 70선 방어에 힘을 보탰다. 새롬, 다음, 한컴 등 인터넷주, 한국정보통신, 로커스 등 솔루션주, 쌍용정보통신 등 시스템통합주가 최대 9%까지 빠지며 지난 주말에 이어 급락세를 이어갔다. 인터파크가 상반기 실적치 발표, 쎄라텍이 자사주 매입소각 예정 재료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신규등록주 가운데 테크메이트, 서화정보통신, 인바이오넷, 테스텍, 인프론테크 등이 하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주성엔지니어, 아토, 나리지온, 화인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도 7~11%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스마트관련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에이엠에스, 씨엔씨엔터, 메디다스, 모바일원 등이 하한가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63억원 순매도로 지수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은 매우우위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